세계의 벽은 역시 높았다.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런던 올림픽 세계예선대회 첫 경기에서 유럽의 강호 러시아에 완패했다. 한국은 3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회 첫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러시아에 56-91로 졌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인 한국은 러시아(11위)의 높이를 공략하지 못했다. 리바운드에서 25-46으로 압도당했고 3점슛 성공률 역시 17.4%-42.1%로 뒤졌다. 한국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10년 넘게 뛴 안드레이 키릴렌코(16점·6리바운드)를 막지 못해 1쿼터부터 크게 뒤졌다.
이번 대회는 대륙별 올림픽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12개 나라가 상위 3개국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 3장을 놓고 싸우는 무대다.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8강 토너먼트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러시아, 도미니카 공화국(25위)과 한 조에 속했다. 두 팀 모두 세계 정상급의 높이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은 실제 이번 대회에 참가한 12개국 중 세계랭킹에서 11번째에 머물고 있다.
이날 한국은 슈터 김동욱(오리온스)은 2점슛 9개, 3점슛 5개를 던졌지만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가드 김태술(인삼공사)은 3점 4어시스트, 김선형(SK)은 4점 4어시스트에 그쳤다. 또 오세근(인삼공사)은 6점 2리바운드로 부진했고 '고교생 센터' 이종현(경복고)도 3점 3리바운드를 잡는 데 그쳤다. 그나마 센터 이승준(동부)이 23분47초 동안 뛰면서 15점(3리바운드)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내ㆍ외곽에서 모두 크게 밀린 한국은 완패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농구는 이틀 전 여자 대표팀이 5회 연속 올림픽 예선 진출이 좌절돼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 랭킹 9위인 여자 대표팀은 프랑스(8위)-크로아티아(31위)-일본(15위)에 잇달아 패해 처참히 무너졌다. 부상으로 1분도 뛰지 못한 하은주(신한은행)의 높이는 누구도 대체하지 못했다. 한국은 남자 농구가 여자 농구의 몰락을 만회해주길 바랐지만, 결국 세계의 높은 벽만 확인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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