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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킬러 리지키

입력
2012.07.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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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ㆍ랭킹2위)에 이어 마리아 사랴포바(25ㆍ러시아ㆍ1위)다.

윔블던 테니스가 수상하다. 역대 윔블던에서 남녀 톱랭커들이 동반 탈락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윔블던을 2차례(2008, 2010년) 정복한 나달의 2회전 탈락에 이어 샤라포바가 8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상대는 자비네 리지키(23ㆍ독일ㆍ15위). 올 시즌 프랑스오픈 여자 챔피언에 등극해 4대 메이저대회(호주, 프랑스, 윔블던, US오픈)를 모두 휩쓰는 그랜드슬램 마침표를 찍은 샤라포바는 3일(한국시간) 2012 윔블던 테니스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리지키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0-2(4-6 3-6)로 완패했다. 샤라포바는 사실상 이번 윔블던에서 부담이 없었다. 결승까지 딱히 떠오른 경쟁자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샤라포바의 승승장구를 예고했다. 실제 리지키에 상대 전적 3승 무패로 앞섰다. 그러나 뜻밖에 리지키에 막혀 중도 하차한 것이다. 그렇다고 놀랄 일도 아니다. 리지키는 지난해 윔블던 4강에서 주저앉았지만 앞선 프랑스 오픈 챔피언 '황색돌풍' 리나(30ㆍ중국ㆍ11위)를 그 해 윔블던에서 꺾고 4라운드까지 진출한 바 있다.

당시 리지키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상태. 리지키는 또 이에 앞서 2009년 윔블던에서도 그 해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27ㆍ러시아ㆍ35위)를 3회전에서 물리치고 8강까지 진출했었다. 이로써 역대 세 명의 프랑스오픈 챔피언(샤라포바, 리나, 쿠츠네초바)을 모두 윔블던에서 꺾은 리지키는 "그 셋을 모두 이기다니 놀랍다. 좋은 징조지만 (프랑스오픈 챔피언들은) 대진표에서 나를 피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리지키의 8강 상대는 앙겔리케 케르버(24ㆍ독일ㆍ8위).

한편 은퇴를 앞둔 전 랭킹 1위 킴 클리스터스(29ㆍ벨기에ㆍ47위)는 생애 마지막 윔블던 무대에 작별인사를 고했다. 클리스터스는 여자단식 4회전에서 케르버에게 0-2(1-6 1-6)로 완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올해 US오픈을 끝으로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클리스터스는 첫 윔블던 우승과 개인 통산 다섯번째 메이저 정상을 노렸으나 아쉽게 16강에서 짐을 싸게 됐다.

클리스터스는 "윔블던에서 경기할 때는 항상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좋을 때도, 부족할 때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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