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안 밀실 처리 파문과 관련, "국회와 국민에게 협정 내용을 소상하게 공개하고 설명해 오해가 없도록 조치하라"며 협정 체결 재추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협정은 이미 러시아를 비롯한 24개국과도 체결했고 앞으로도 중국과의 체결이 필요한,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협정 폐기를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 지도부와 친박계 내부에서 "협정 체결 여부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 재추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긴급 안건'으로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등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 없이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며 비공개 처리 방식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 같은 언급은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 과정에 관여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과 외교부 관계자들의 잘못을 질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전날 외교통상부 고위관계자가 협정의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에 대해 "청와대가 외교부에 지시해서 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외교부장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실을 방문해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의 책임에 대해 "외교부에 (책임이) 있다"며 "다른 데(청와대와 국방부)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중 국무회의 처리(지난달 26일) 이전에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한일 양국이 국무회의 등 국내 절차를 거쳐 29일쯤 서명할 것'이라고 보고 받았다"며 "하지만 긴급안건으로 국무회의에 올리는 것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 대통령의 질책에 대해 "국정운영 전반을 지휘해야 할 대통령이 사후에 사과나 책임자 문책 등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실무자들의 잘못만 지적하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총리 해임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폐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중국과 재난구호 협력을 위해 한중 군수지원협정 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국방부 이상욱 군수관리관은 2~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제8차 한·중 군수협력회의를 갖고 '재난구호 상호지원 양해각서(MOU)'체결에 대해 협의한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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