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19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입법ㆍ사법ㆍ행정 3부의 국익을 위한 대승적 협력을 강조했다. 임기 첫 해인 2008년 18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국정 운영의 틀을 설명하고 선진 일류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임기 말에 접어든 현정부가 추진해 온 국정 과제를 마무리하기 위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2011년 11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앞서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 협조를 요청한 이후 8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유럽발 세계 재정위기와 한반도 긴장, 북아프리카발 민주화 바람 속에서 세계가 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미증유의 혼란에 수반되는 위기를 직시하고, 민활하게 대처하고 능동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말 국회에 협조를 구할 과제로 재정 건전성 유지, FTA의 지속적 추진,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제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의 개원사 직후인 오후 2시24분쯤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20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의원들의 반응은 다소 냉랭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개원 연설 도중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28번의 박수 세례를 받았으나 이번엔 연설 도중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퇴장할 때 중앙통로 주변의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으나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 여야 대선주자들과는 자리가 멀어 마주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강 의장과 김황식 국무총리,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등과 20분간 환담했다.
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개원이 늦어져 걱정을 조금 끼쳐 드렸다"며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제가 도움을 더 받아야죠"라며 국회의 협조를 재차 부탁했다. 이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한해 및 폭우대비책 마련 ▦재외국민 선거 시 재외공관장의 선거중립 준수 ▦야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한 존중 등을 당부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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