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2일 '10억원을 기부하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지금 10억원 정도가 있는데 그것을 기부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나한테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이날 발언은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앞뒤 맥락상 '뜬금없다'는 반응이 많다.
정 의원은 "(검찰이)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의 (운전) 기사나 경리 등 주변부터 훑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엊그제까지 임 회장의 직접 진술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검찰 주변에서 장난치는 놈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주변의 인물들"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정 의원의 '10억 기부' 발언이 현 정권과 검찰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발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 의원이 언급한 10억은 17대 대선과 관련된 자금일 가능성도 있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되면 이를 공개할 수 있다는 경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론에서 자꾸 앞서가니까 계속 그럴 경우 소송으로 10억원 정도 벌어 이를 기부하겠다는 뜻"이라며 "지나가는 말로 농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발언 배경과 무관하게 검찰 수사에 대한 조급함을 드러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연일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간 친구들에게 늘 빚진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이 정부 들어 '형님 불출마' 주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친구들에 대한 마음의 부채를 많이 덜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정 의원은 앞서 의총 신상발언을 통해 "당시 제가 대선 한가운데 있어서 여러 오해를 살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검찰에서도 그런 오해가 있었다고 이해한다"며 "삼척동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다 해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배달 사고"라며 "며칠간 제 나름대로 열심히 파악한 결과 다행히 (배달사고의) 당사자를 다 찾았고 확인 절차까지 마쳤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으나 돌려보냈다고 주장한 셈이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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