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수명은 81.3세, 여성은 86.6세다. 현재의 고령화 속도라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머지 않아 눈앞의 현실이 될 것이다. 100세 시대의 도래는 보험업계에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될 게 분명하다. 이미 보장 나이의 연장, 암보험 상품의 부활, 종신연금의 인기몰이 등 고령사회에 대비한 신(新) 보험 풍속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개발원이 3년마다 발표하는 경험생명표를 적용해 100세까지 보장 연령을 확 늘린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기대수명과 발병확률 등이 반영된 경험생명표를 보면 남성의 최장 생존 기간은 104년에서 110년으로, 여성은 110년에서 112년으로 각각 늘었는데, 이를 반영해 상품 내용을 개편한 것이다.
예컨대 동양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주요 특약의 보장기간을 기존 80세에서 100세로 확대한 상품을 선보였다. 보장기간이 100세로 늘어나는 특약은 암진단비특약, 암치료비보장특약, 고액치료비특약 등 총 16종이며 118종의 주계약 상품에 얹을 수 있다. 사망하면 가족이 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은 계약자 입장에선 생전에 혜택이 없기 때문에 특약을 통해 질병, 암 등의 보장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해 동양생명은 특약도 주계약처럼 평생 보장을 해주겠다고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라이나생명도 국내 최초로 61~75세 고령자만 가입할 수 있는 암보험 상품을 내놨다. 10년 단위로 갱신하는데 최대 10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라이나생명 측은 "보험상품 가입은 보통 65세까지 가능하지만, 수명이 늘어난 시대적 배경을 감안해 진입 장벽을 파격적으로 없앴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생전에 꼬박꼬박 타 쓸 수 있는 종신연금의 유행도 100세 시대가 만들어 낸 트렌드다. 대한생명의 '리치100세연금보험', 미래에셋생명의 '연금받는 종신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죽을 때까지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보험 계약자가 사망하더라도 유가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김대환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은 "종신연금이 과거 10년, 20년 간 받는 연금에서 죽을 때까지 타 쓰는 연금으로 변하고 있는 반면, 계약자가 사망할 때 유가족이 혜택을 받는 종신보험은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은 가장이 먼저 사망할 경우 유가족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은퇴는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진 시대에선 자칫 천덕꾸러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손해율(고객이 낸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지급된 비율) 급증으로 자취를 감췄던 암보험 상품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의료비 증가와 수명 연장에 따른 암 발병률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늘자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 것. 암 치료 경험이 있는 유경험자 전용 암보험(LIG다시보장암보험)을 비롯해 암 보험금을 받은 후 또 암이 발병해도 보험금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는 상품(교보가족사랑통합CI 두번보장형) 등 형태도 다양하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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