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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열린 국회,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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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열린 국회,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길

입력
2012.07.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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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어제 본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법정일보다 한달 가까이 늦은 19대 국회 첫 본회의를 지켜보며, 매번 국회가 새로 열릴 때마다 그랬듯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선 더디긴 하지만 국회가 조금은 달라진 듯한 모습 때문이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늑장 개원'도 13~18대 국회가 평균 44일, 특히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가 88일이나 걸렸던 데 비하면 꽤 빨라진 셈이다. 조기 개원을 촉구하는 여론의 압력도 컸지만, 여야 의원들의 의지가 나름대로 작용했다고 볼 만하다.

아울러 19대 국회는 지난 18대 국회가 자성을 바탕으로 마련한 '국회 선진화법'의 정착 가능성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리란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국제적 망신살이 뻗친 폭언과 폭력 대신 논리 정연한 토론과 정책 공방이 이뤄지고, 의안심의를 놓고 결사저지와 강행처리가 빚는 정면대치 대신 대화와 타협이 자리잡을 수 있는지가 모두 여야 의원들에 달렸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서둘러 대응해야 할 상황에서 '식물 국회'의 폐해도 '폭력 국회' 못지않음을 입법자 개개인이 자각, 무성한 우려처럼 의사 지연의 늪에 빠지지 않고 의정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길 기대한다.

반면 대통령 선거를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개원했다는 점에서 고질병인 정치공방에 빠지기 쉽다는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크다. 개원 협상에서 이미 일부 조짐을 드러냈듯, 대선에 미칠 영향에 치중해 국회운영에 임하다가는 국회가 오히려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만다. 면책특권에 기댄 무책임한 정치 비방과 모략, 무용한 옛일 들추기 등이 무엇보다 걱정스럽다. 현재 여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원 특권 포기' 논의가 말에서 결의로, 다시 행동으로 차질 없이 옮겨져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개원연설에서 '국익을 위한 대승적 관점의 협력'을 강조했다. 신임 국회의장도 수락연설에서 '이해타산을 뛰어넘은 품격 있는 정치철학과 국가관'을 주문했다. 국회가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길 바라는 국민 다수의 뜻으로 새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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