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도 평가 거부 유도 파면, 복직 못한 김영승 교사/ "학교 떠난 지 4년…이제는 돌아가야죠"

"교사는 칠판 앞에 서면 더 물러날 데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이 시험을 꼭 봐야 돼요?'라고 물었을 때 그냥 무조건 잘 보라고 말했어야 했나요?"

2008년 세화여중 수학교사였던 김영승(43)씨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묻는 아이들에게 "선택권은 학생에게 있다"고 대답했다. 3학년 학생 중 일부는 백지 답안지를 냈고, 일부러 틀린 답을 적어냈다. 결국 2009년 2월 시험 거부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파면당한 김씨는 성취도평가 거부와 관련해 해임된 12명 중 유일하게 복직을 못하고 있다.

김씨는 2011년 3월 대법원에서 해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았었다. "학교 측(일주학원)은 제 복직을 막기 위해 2010년 1심 승소 판결 후 다시 파면조치를 내렸어요. 2008년 7월 교육감선거에 전교조 서울지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고발을 당해 벌금 80만원을 받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전교조의 선거개입 사건 역시 소송으로 비화해 현재 19명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로 인해 징계를 받은 사람도 김씨 뿐이다.

김씨는 6월 2차 파면에 대한 2심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일주학원이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당시 담임을 맡았던 아이들이 올해 고 3입니다. 이 아이들이 졸업을 하기 전에 꼭 '제 자리'인 학교로 돌아가야죠."

권영은기자 yo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