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상수도, 지하철, 전자정부 분야 등 서울시가 강점을 가진 행정체계를 외국 도시에 수출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가 그 동안 축적한 도시 운영 경험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며, 지하철 운영 기술과 전자정부 시스템 등은 서울만 갖고 있기에는 아까운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자산을 다른 도시와 나누고 수출하면 더 높은 수준의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시장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세계도시연구센터를 설립해 서울시의 운영 지식들을 축적하고, 제3세계 도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립대의 연수 프로그램도 체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에도 기존 국제협력과와는 별도로 도시간 교류 업무를 담당할 별도의 부서를 신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에 방문한 남미 도시들은 한국을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실제로 사절단을 보내겠다고 했다”며 “그 동안 도시간의 교류가 일회적, 형식적, 추상적 수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도시간의 구체적인 사업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미 순방 중 여러 기업인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들에게 서울의 마곡 산업 단지를 소개했다”며 “이들 기업의 아시아본부를 서울에 유치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순방 기간 중 인상 깊었던 것으로 브라질 상파울루의 공공주택 정책,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층 재생사업, 쿠리치바의 보행자 우선 정책을 꼽은 박 시장은 “황폐화된 채석장에 만들어진 쿠리치바의 오페라하우스는 철근 콘크리트가 아닌 와이어(철근)를 사용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며 “과거 노들섬에서 추진됐던 1,000억원대 규모의 오페라하우스가 연상됐는데 돈 많이 들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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