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통해 어떤 일도 포기하지 않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올 상반기 세계 4대 극한마라톤대회 중 2개 대회를 완주한 영남대 김상현(24ㆍ도시공학4)씨가 ‘그랜드슬램’의 꿈을 키우고 있다. 3월 초순 칠레 아타카마사막과 지난달 중순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대회를 완주한 김씨가 10월 사하라사막과 11월 남극을 달리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달 10∼16일 6박7일간 고비사막에서 세계 40여국의 참가자 165명과 함께 식량과 취침 장비, 의복 등을 짊어지고 매일 40여㎞씩 총 250㎞를 달렸다. 대회 5, 6일째는 밤새 80∼90㎞를 달려 결승점에 도착했다.
그는 “고비사막은 모래가 아니라 자갈로 가득찬 돌산이어서 엄청 미끄러졌고 아타카마사막을 달릴 때도 트래킹화 사이로 소금물이 들어와 찢어진 발가락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섭씨 45도를 오르내리는 태양아래 달리다보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지만, 순간의 고통을 이기며 도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하반기에 계획대로 사하라와 남극을 완주하면 세계 4대 극한마라톤대회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내 8번째 주인공이 된다. 또 한 해에 4개 대회를 완주하면 세계 12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예도 안게 된다.
지난해만 해도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슬럼프에 빠져있던 그는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 사막마라톤에 완주한 어머니 친구에 감명받아 도전을 결심했다고 한다. 다리 힘줄이 늘어나고, 주위의 만류도 심했지만 그를 막지는 못했다. 김씨는 “인생에 비유되는 마라톤대회를 통해 얻은 것은 기록도 순위도 아닌 사람 그자체”라며 “꿈꾸는 청년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남은 극한마라톤대회를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산=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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