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겉으로는 핵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우면서 내부적으로는 핵무기의 대량 생산을 지시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2일 자체 입수한 북한 노동당 내부문서를 인용, 김 위원장이 고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한 핵무기의 대량 생산을 제1목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이 김 위원장 사망 후인 올해 2월 작성한 19쪽 분량의 이 문서는 핵개발은 물론 국제정세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어 당의 중견 간부 교육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까지 우라늄 농축 활동은 전력 생산을 위한 저농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권리는 국가의 자주권에 관한 사활의 문제인 만큼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마이니치신문은 "김 위원장이 우라늄형 핵폭탄 개발을 지시한 내용이 공문서로 명백하게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북한이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밝혀온 '핵의 평화적 이용' 주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서는 북한이 2010년 11월 미국 과학자 등에게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과 관련, 김 위원장이 "우리가 민수공업에 이용하기 위해 우라늄 농축기술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고 언급한 내용도 담고 있다. 문서에는 김 위원장이 "(우라늄 농축이) 군사적 측면에서 원자폭탄이 된다는 것은 당연하며, 대량의 핵무기를 생산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도 포함돼 있다. 문서는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일) 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강경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적의 늑대 같은 본질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 결코 환상을 갖지 말고 적대의식을 견지하라"고 언급했다고 적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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