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기업 보험사를 상대로 대주주 부당배당 및 불법지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삼성생명,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를 이달 말까지 검사한다고 밝혔다. 교보, ING, IBK, 신한생명도 검사대상에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간 예정된 검사지만 규모가 크고 대주주가 산업자본이거나 대형 재벌그룹에 속한 회사를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19.34%)가 2대주주다. 대한생명은 한화건설(24.88%)이 최대주주, ㈜한화(21.67%)가 2대주주다. 한화건설의 최대주주는 ㈜한화,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캐피탈(59.67%)이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은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최대주주다. 결국 해당 생명보험사의 대주주는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사장, 김승연 회장, 박현주 회장인 셈이다.
금감원은 우선 이들 보험사가 회계처리를 따로 해야 하는 원칙을 어기고 손실이나 비용을 전가하는 방법으로 배당재원을 늘렸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익이 모두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무배당상품의 구조와 운용방식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각 상품의 공시이율 차이와 사업비 처리문제를 따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은 “사업비 등을 다른 상품으로 넘기는 수법을 쓰면 결국 계약자가 가져갈 몫이 대주주에게 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보험사들은 2011년 4월~2012년 3월 당기 순이익의 15~42%를 배당했다.
아울러 계열사 부당지원과 배당금액 산정의 적정성, 내부통제장치 작동 여부 등도 검사 대상이다. 1개월(영업일 기준 20일) 간 검사에서 대주주 불법지원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 법령과 감독규정 위반으로 해당 보험사는 최대 6개월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전례에 비춰볼 때 불법행위를 파악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금감원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벌 보험회사를 타깃으로 한 특별검사가 아니라 연간 예정된 부문검사일 뿐”이라며 “지난해 도입한 회계처리기준이 잘 정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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