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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車·치킨 오토바이… '배달의 기수들'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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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車·치킨 오토바이… '배달의 기수들' 몸살

입력
2012.07.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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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은 안 주더라도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없었잖아요."

경기 성남시에서 개인 화물차량으로 택배업을 하는 이모(55)씨는 당분간 일하지 않을 생각이다. 경기도가 영업용으로 허가받은 화물차 대신 미등록 개인 화물차로 불법 배달하는 걸 촬영해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일명 '카파라치' 제도의 시행을 내년 이후로 연기했지만, 대신 단속이 강화될 것 같아 불안하다. 이씨는 "단속도 없는 건지, 카파라치 신고 접수는 받되 포상금을 나중에 준다는 소린지 등 내용을 모른다"며 "평소처럼 일하다 카메라에 찍히면 나만 손해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도 지난달 29일 카파라치 제도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잠정 유보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한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택배업계가 이달에 파업을 준비한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물건 배송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며 "우리도 상황이 어찌될지 지켜만 보고 있다"고 걱정했다.

택배운송을 둘러싸고 왜 이런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일까. 당초 택배차량을 포함한 미등록 개인 화물차량으로 돈을 받고 운송하는 자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서울시와 경기도는 이 달부터 카파라치 제도를 실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택배업계가 파업을 거론하며 반발하자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주 카파라치 시행을 전격 연기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택배업계 대란 우려, 예산 확보 문제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전체 택배운송 차량의 절반 가량이 미등록 개인 화물차량인 점에 따라 전략적 후퇴를 한 것이다.

택배회사들의 모임인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 관계자는 "2일 택배파업은 기사들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며 "정부가 허가 차량을 늘리지 않으면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택배기사 3만7,000여명 중 약 40%인 1만5,000여명이 불법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등록 화물차량으로 택배 영업 등을 하는 사업자들로 이뤄진 전국용달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택배업계의 협박에 밀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관부처인 국토해양부는 화물차 추가 허가 방침을 4월에 고시했지만, 공급대수, 허가대상, 방법과 절차 등 세부 계획은 하반기에 내놓겠다는 입장이어서 상황 여하에 따라 언제라도 택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소규모 배달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50㏄이하 이륜차(오토바이) 등록제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그 동안 책임 보험 대상에서 빠져있던 50㏄이하 소형 오토바이도 1일부터 사고예방 차원에서 구청에 등록을 하고 책임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때문에 주로 배달을 많이 하는 피자ㆍ치킨ㆍ분식집ㆍ중식당 등 골목 상권 자영업자들이 큰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덕동에서 치킨가게를 하는 김모(44)씨는 "불황이라 장사도 안 되는 데 추가 등록하고, 연간 3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배달업계가 이래저래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송옥진기자 click@hk.co.kr

조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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