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삼성-넥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대구구장. 3-1로 앞선 삼성의 9회초 마지막 수비가 되자 대구구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지없이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노래가 웅장하게 울려 퍼졌고,'끝판왕'오승환(30ㆍ삼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서건창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3번 이택근을 8구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4번 대타 강병식을 3구 만에 3루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세이브 신기록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1개. 5번 유한준과 상대한 오승환은 약간 긴장한 듯 스리볼까지 몰렸다가 풀카운트 승부로 몰고 갔다. 이어 회심의 8구째로 낮은 코스로 유인하는 슬라이더를 던지자 유한준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살짝 공을 떨어뜨린 포수 진갑용이 다시 잡아 유한준을 태그아웃시켜 마침내 대기록이 작성됐다.
김용수 전 LG 코치(중앙대 감독)이 2000년까지 기록했던 227세이브를 넘어 228개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진갑용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공을 오승환에게 건넸고, 김인 삼성 라이온스 사장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축하 꽃다발을 전했다. 오승환은 경기 후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면서 "첫 세이브부터 오늘까지 모든 세이브가 다 귀중하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공을 받아 준 (진)갑용이형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지난해까지 통산 212세이브를 올렸고, 올시즌 16세이브를 보태 228개를 만들었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던 김용수와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김용수가 613경기 만에 이뤘던 세이브 기록을 369경기 만에 작성해 200경기 이상 단축했다. 2006년엔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달성해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섰고, 지난해에도 타이 기록으로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3-1로 승리한 삼성은 이날 두산에 패한 롯데를 제치고 시즌 첫 선두로 올라서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인천에서는 LG가 박용택의 결승 3점포와 선발 최성훈의 5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SK에 5-2로 승리, 6연패 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잠실에서는 7연승을 질주하던 롯데가 두산에 2-7로 발목이 잡혀 3연전을 모두 내 줬고, KIA는 대전에서 한화를 2-1로 따돌리고 7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팀 최다 연승을 올린 KIA는 5할 승률(31승4무31패)에 복귀했다.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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