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해서 애 키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휴직 끝내고 복귀하니 군기가 하늘을 찌르더라고요. 천직인가봐요." 1일 소령으로 진급한 조윤정(35ㆍ헌병) 소령은 군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때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1964년 해병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여성 영관장교가 탄생했다.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다. 해병대는 조 소령을 비롯해 김윤전(36ㆍ보병), 한경아(34ㆍ보병) 소령 등 사관후보생 96기 3명이 소령으로 진급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 소령은 해병대 사령부 군수참모처, 한 소령은 정보참모처, 조 소령은 1사단 헌병대 수사과에 각각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2001년 3월 1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교육훈련단에 사관후보생으로 입소해 같은 해 7월 소위로 임관했다. 김 소령은 2006년 해병대 여군 최초로 전투부대 중대장직을 맡아 주목 받았고, 한 소령은 복무 중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돼 국내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해병대 정보훈련센터에서 4개월간 군사교육을 받았다. 조 소령은 필수보직인 헌병대장직을 곧 맡을 것으로 보여'최초 여성 헌병대장'이라는 타이틀도 추가할 전망이다.
무엇을 하든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것이 해병대 여성 영관 3인방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김 소령은 "항상 첫 번째라는 것 때문에 힘들었다. 내가 잘못하면 후배 여군들이 내 자리로 오지 못하는 등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힘든 일이 있어도 '해병대 정신'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해병대엔 장교 90여명, 부사관 120여명 등 모두 210여명의 여군이 포병과 기갑 병과를 제외한 모든 병과에서 활약하고 있다. 해병대 여군의 지원율은 평균 10대 1 수준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