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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부러워하는 과학자] <17> 이용삼 충북대 교수→채연석 항우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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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부러워하는 과학자] <17> 이용삼 충북대 교수→채연석 항우연 연구위원

입력
2012.07.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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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숙 한국천문연구원 창의선도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이 '대중화에 힘쓴 과학자'로 추천한 이용삼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교수가 이번엔 '전통화약무기 복원의 아버지'라며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을 소개한다.

내가 한국 전통 천문의기를 복원하기 시작한 건 충북대 교수로 임용되면서부터다. 그 전에는 주로 천체를 관측했다. 그런데 채연석(60ㆍ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은 나보다 한참 앞서 전통 과학기기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대학교 때 이미 전통로켓 복원 연구를 했다. 물리학과 기계공학을 공부하던 그는 대학을 다니던 1971년 조선시대 병기인 신기전을 연구하기 시작해 75년 국내 역사학회에서 신기전이 로켓임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신기전이 로켓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신기전에 쓰인 '전(箭)'이 화살을 뜻하는 한자여서 다들 화살이라고만 여겼다. 우리 로켓의 뿌리를 찾아보자는 대학생의 열정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신기전을 되살린 것이다. 1993년 최종 복원한 신기전은 길이가 1.4m인 로켓으로, 사거리는 150~200m나 됐다. 그가 생명을 불어넣은 신기전은 2008년 영화 '신기전'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자연스레 다른 화약무기에도 관심이 갔다. 채 연구위원은 이후 설계도가 그려진 옛 문헌을 보면서 세종대왕 시절 한반도를 지켰던 화약무기 20여종을 모두 복원했다. 신기전을 포함해 그 중 일부는 발사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행주산성 유물기념관에 있는 화포도 그가 복원한 것이다. 화약무기 복원 연구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뒷전이었다.

'언젠가 내 손으로 로켓을 띄우고 싶다'는 그의 어릴 적 꿈은 전통로켓 복원을 거쳐 1989년 창설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초창기 멤버가 되면서 좀 더 구체화됐다. 당시 그는 KSR-Ⅰ, KSR-Ⅱ, KSR-Ⅲ 과학관측로켓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국내에선 처음으로, 액체추진체 KSR-Ⅲ 연구개발(R&D) 연구책임자를 맡아 순수 국내 기술로 이 로켓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02년부턴 3년간 항우연 원장도 지냈다. 이 때 그는 전남 고흥에 있는 나로우주센터 건설을 지휘했고, 한국 첫 우주인 선정 사업도 추진했다. 2002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나로우주센터는 2009년 6월 완공됐고, 한국은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됐다. 한국 첫 우주인으로 선발된 이소연씨는 2008년 4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1일간 머물며 여러 과학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는 여전히 바쁘게 지낸다. 대중 강연도 활발히 다니고, 2008년에는 대신기전을 복원했다. 신기전보다 큰 대신기전의 로켓 길이는 5.5m 사거리는 500m로 신기전보다 2, 3배 길다. 어떤 일이라도 30년 하면 대가라는 소리를 듣는다는데, '한국 로켓 개발의 산 증인'이란 말이 그에겐 더 잘 어울린다.

정리=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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