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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이 성인 되고 나면 정부 지원 뚝"…자녀들 자립 걱정에 시름하는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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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이 성인 되고 나면 정부 지원 뚝"…자녀들 자립 걱정에 시름하는 부모들

입력
2012.07.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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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2급인 상민(가명ㆍ27)씨의 어머니 김명희(가명ㆍ58)씨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아이들 수명은 계속 늘겠죠. 우리는 점점 나이 들고 힘이 빠져 가는데, 어떻게 혼자 살아가게 할 수 있을 지 막막해요"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올 2월 한 장애인 직업훈련학교에서 1년 동안 귀금속 공예 과정을 마친 상민씨는 졸업생 20명 중 5명에게만 돌아간 사회적 기업 취업기회를 놓치고 4개월째 집에 있다. "하루 종일 게임기만 붙들고 있더니 어느새 아들 몸무게가 10㎏이나 늘었다"는 김씨는 이제 상민씨가 성인병에 걸리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 중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강의실에는 한국지적장애인협회가 주관한 성인기 지적장애인 부모대학 과정을 마친 어머니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 위해 둘러 앉았다. 몸은 보통 성인과 다름없지만 머리와 마음은 여전히 어린 '어른 아이'를 둔 어머니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의 취업과 자립이었다.

김씨는 "20살부터 상민이를 고용촉진 공단, 복지관, 직업학교에 보내 직업훈련을 시켰지만 취업은 허사였다"며 "어느새 애가 27살이 됐는데 매일 아침 멍하게 게임만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취업스펙'에 도움이 될까 싶어 상민씨를 일반 전문대에 보내기도 했지만 "강의실에 가지도 않고 도시락만 먹고 왔다"고 했다.

어머니들은 지적장애인의 '임시 보호소' 역할에 그치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직업교육 과정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적장애 3급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취업 대기자가 너무 많아 한번 교육을 받고도 취업이 안돼 또 다시 다른 교육을 찾아 나서야 한다"며 "교육이 달라지면 앞에 배운 걸 까먹고 또 취업에 실패하는 일만 반복된다"고 말했다.

자녀의 결혼 문제도 큰 관심사였다. 20대 후반의 지작장애인 아들을 둔 최진숙(가명ㆍ46)씨는 "인간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에서 신부를 데려와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털어놓았다. 최 씨는 "장애인을 만나면 또 하나의 큰 부담을 지는 셈이고, 그렇다고 결혼을 못하게 하는 것도 아들의 권리를 뺏는 것 같아 고민스럽다"고도 했다.

이 프로그램 강사인 박옥순(한세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씨는 "지적장애인들의 직업활용 범위와 수용 가능한 노동 강도, 연령별 노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청소년기까지의 지적장애인과 달리 성인기와 노년기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 집안에만 머물며 퇴행ㆍ퇴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20세 이상 지적장애인은 2011년 말 기준 총 12만2,537명. 5년 전인 2007년 당시보다 1만 명 가량이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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