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분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분석

입력
2012.07.01 08:37
0 0

국내 10대 재벌의 총수 중심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 3.5%에 달했던 재벌 계열 대기업집단의 총수 지분율이 올해 처음 1% 미만(0.94%)으로 줄어든 반면, 내부지분율(총수와 친족, 임원, 계열사 등이 보유한 주식 지분)은 전년보다 2.2%포인트 증가한 55.7%로 최근 2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수들이 불과 0.9%의 지분을 갖고도 계열사 간 문어발식 상호출자를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10대 재벌 총수의 기업 지배력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및 소유지분도 분석결과(4월 12일 기준)'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된 63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집단은 평균 30.4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으며 출자구조가 4.4단계에 이르렀다. 총수 없는 집단은 계열회사가 평균 13.3개, 출자단계는 1.75단계에 그쳤다.

총수 있는 주요 그룹은 대부분 계열사 간 상호출자로 지배구조가 유지되는 환상형 출자 형태를 보였다. 삼성,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동부, 대림, 현대, 현대백화점, 영풍, 동양, 현대산업개발, 하이트진로, 한라 등 15개 기업집단이 대표적이다.

삼성의 경우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였지만,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등을 거쳐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거미줄 출자구조 탓에 그룹 전체의 지분구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대차, 현대백화점 등은 중심 역할을 하는 회사 없이 다수의 계열사가 상호출자로 얽힌 다핵구조였으며, 현대중공업과 대림 등은 3개 계열사끼리 출자구조를 유지하는 단순 삼각구조였다.

공기업집단은 계열사 수가 평균 7.58개에 불과하고 출자단계도 1.67단계로 단순했지만, KT 등 일부 공기업은 MB정부 들어 계열사 수가 크게 늘어나고 출자단계도 복잡해지는 등 총수 있는 재벌 그룹을 닮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이랜드로 81.94%(총수일가 지분 2.0%)였다.

공정위는 "총수가 전체 계열사의 경영을 좌우하는 환상형 출자구조에선 재벌의 중소기업 영역 잠식이나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출자구조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압력과 견제시스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계열사 출자를 통한 확장방식은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순환출자 주식에 대해 단계적으로 의결권을 축소하는 등의 개선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