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새 지도부 선거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4일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관장하는 서버에 불법 접속한 외부인의 정체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서버에 접속했다는 의심을 받는 구당권파측 IT전문가 A씨는 29일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A씨가 당일 중앙당 승인 없이 통합진보당의 데이터베이스(DB) 서버에 접속한 것으로 드러나 온라인 투표 서버도 건드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온라인 투표 서버의 최고관리계정 암호를 아는 중앙당 당직자가 구당권파란 점도 의혹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A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6월 30일까지 조사작업을 하기로 계약돼 있어 데이터베이스(DB) 자료를 조사하는 것은 정당한 작업이었다"며 당시 서울 가산동의 인터넷데이터베이스센터(IDC)내에 있는 DB 서버에 접속한 사실은 인정했다. A씨는 진보당 비례대표후보 부정 경선에 대한 2차 진상조사의 외부 용역을 맡았었다. A씨는 그러나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대해서는 "별도로 구축돼 있기 때문에 저희 작업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새 선거 시스템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보당 진상조사특위측은 A씨가 접근이 엄격히 제한된 DB 서버를 조사한 것부터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위 관계자는"추가로 조사할 게 있었다면 중앙당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무단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씨가 DB 서버를 조사하고 있던 시각에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관장하는 서버에도 누군가가 접속해 있었다. 투표시스템 운영업체인 우일소프트 관계자는 "투표 시스템을 테스트하던 차에 최고관리계정으로 누군가가 24시간가량 접속해 있는 것을 발견해 이를 차단했다"며 "접속 암호는 우리 회사와 서버 관리업체, 중앙당 당직자 3명밖에 모른다"고 말했다. 암호를 관리한 중앙당 당직자는 구당권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앞서 새 투표 시스템에 대해 "초중고교에 납품 되는 것으로 선거를 감당할 수 없다"고 폄하한 점도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새 투표 시스템 내부를 들여다 봤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A씨는 그러나 "회사 홈페이지 설명서를 통해 기능을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일 투표 시스템 서버에 대한 불법 침입이 투표 중단 사태를 부른 서버 장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일소프트 관계자는 "(A씨 주장과 달리) 해당 투표 시스템은 13만명이 투표하는 방송통신대 선거에도 3년간 아무 문제 없이 사용됐다"며 "투표 값을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 파일이 훼손된 이유가 서버 불법 침입과 관계 있는지 앞으로 규명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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