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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좌희정'서 충남도지사 변신 2년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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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좌희정'서 충남도지사 변신 2년 안희정

입력
2012.06.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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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안희정(48) 충남도지사를 만나러 가는 길. 대전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도청으로 향하며 기사와 택시파업 등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슬쩍 물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한 평은 어떤가요?" "좋은 편이죠. 젊은 분이 점잖고, 모나지 않고, 일도 열심히 하고…. 요즘은 가뭄 피해 지역 챙기느라 사무실에 앉아 있을 틈이 없대요."

초면인 안 지사에게 덕담 삼아 이 말을 전했다. '모나지 않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과 함께. "저도 그렇지만 충청도 분들이 원래 갈등하고 싸우고 이런 걸 좋아하지 않죠." "예전엔 좀 욱~ 하는 성격이었다 들었는데요." "제가 이런저런 일 겪으면서 달라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인의 역할이 변했잖아요. 정의를 외치고 투쟁하고 그런 건 이제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정치인은, 비유하자면 깨진 유리병 조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데 그걸 잘 수습해서 길을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죠."

노무현의 남자, '좌희정'에서 '도지사 안희정'으로 변신한 지 7월 1일로 꼭 2년. 마침 참여정부의 역점사업으로 갖은 풍파를 겪었던 세종시 출범이 코앞이고, 극심한 가뭄 피해로 4대강 논란이 다시 가열된 데다 종북 논란까지 겹쳐 '정치인 안희정'으로서 할 말도 많을 듯했다. 그러나 그는 민감한 질문들에는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거듭 강조했다. "도지사 안희정, 정말 할 일 많거든요. 20세기 낡은 정치와는 이제 안녕~ 하자고요."

-죽 참모로 살아오다 처음으로 선출된 공직을 맡았다. 지난 2년간 해보니 어땠나.

우리 편 지지자를 확대하고 그 지지를 강화하는 정당 활동과 행정의 영역에서 지지자를 넘어 도민과 국민의 대표자로서 일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포함해 통합적 갈등을 조정하려면, 내 아이든 옆집 아이든 똑같이 밥 먹이고 챙기고 사랑해주는 '동네 아줌마' 인심이 필요하다. 내 아이라고 더 맛있는 거 얹어주고 옆집 아이는 찬밥 주고 그러면 안 된다. 공정성이 핵심이다. 그러다 보면 지지자들은, 최장집 선생 말씀을 빌리면, '기대와 배반'의 사이클을 겪게 되기도 한다.

-배반당했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인데.

많은 사람들이 내가 지지한 사람이 집권했으니까 나를 위해서 일해줘야지,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나라, 이 땅에서 어떻게 살라는 건가. 정권교체 됐다고 흑이 백이 되고 백이 흑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나. 나의 정치적, 정책적 소신을 녹여 넣되 전임 지사까지 이어져온 도정(道政)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나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모든 도민에게 좋은 민주주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었다.

-쉽지 않은 일인데, 그에 비춰 지난 2년을 자평한다면 몇 점이나 줄 수 있나.

제 입으로 몇 점이다 말하는 게 객관적일 수 있나. 젊은 세대의 정치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전달됐으면 좋겠는데, 도민들께서 '자네 안 찍었는데, 자네 잘 혀' 하는 얘기를 해주신다. 충남이 고령화 지역이고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지역이라 저로서는 동네 어르신들한테 그런 덕담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이건 정말 잘했다, 자랑할 것이 있다면.

행정혁신과 지방자치분권이란 두 개의 수레바퀴 위에 지역적 특성을 살린 '3농(농어업ㆍ농어촌ㆍ농어업인) 혁신'을 싣는 것을 도정의 기본방향으로 잡고 일해왔다.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았다고 본다. 충남에선 민주당이 소수당인데, 도의회랑 잘 타협해서 학교급식을 제때 잘 처리한 것도 자랑할 만하다. 진영과 패싸움의 논리로만 몰고 가면 솔로몬 재판처럼 살아있는 아이를 반으로 자르자는 모진 얘기까지 나오지만, 공론장에서 대화하고 타협하면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한 사례였다.

-학교급식으로 지자체들의 재정적 압박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지방재정이 한정돼 있으니 어려움은 있을 수 있으나 유권자들이 가치를 공인한 사업 아닌가. 사실 학교급식도 그렇고 보건, 주택, 환경, 교통, 의료 같은 삶의 기본조건에 관한 부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충청도에 살든, 전라도, 경상도에 살든 국민들 삶의 최소한의 조건은 국가가 만들어줘야 하는 거다.

-가장 아쉬웠던 일은 무엇인가.

4대강 사업 문제다. 제가 야당 최고위원일 때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됐는데, 22조원의 예산을 들이는 국가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채 밀어붙였기 때문에 반대했다. 도지사가 되고 나서 보니까 금강 주변 지역민들과 단체장들은 하고 싶어하더라. 지역에 뭐라도 사업 예산이 내려오는데 싫어할 리가 있겠나. 그래서 중재안을 만들어 중앙정부와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한번도 응해주지 않았고, 언론을 통해서 끊임없이 저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진보 진영에서도 안 지사가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진영의 패싸움처럼 된 것이 문제였다. 이쪽에선 반대하다 중재안 내면 변절했다고 하고, 저쪽도 밀리면 대통령 체면이 안 선다고 보고, 그러니 어떤 대화도 타협도 안 되는 거다. 갈등 조정을 위해 노력했던 저의 태도가 진보 진영에 대한 국민들 지지를 호소하는데 더 옳았다고 생각한다. 운동의 논리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나는 직업정치인이다. 정치인은 제도의 영역에서 갈등을 해결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고, 결국 사회적 약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진보든 보수든 민주주의 제도와 규칙에 입각해서 자신의 소신과 지지자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게 옳다.

-극심한 가뭄 피해로 4대강 논란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쪽에서 가뭄 극복하려면 어디든 물 모아 놓으면 좋은 거 아니냐, 보 사업 통해서 물 모아놓은 건 잘한 거 아니냐고 한다. 또 한쪽에선 그 물 어디다 쓸 건데 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거다. 충남 지역을 보면 (4대강 사업을 한) 이쪽은 한발 피해가 거의 없는 지역이고, 농업용수가 가장 필요한 곳은 서북부 지역인데 그쪽으로 물을 댈 방법이 없는 거다. 처음부터 가뭄 극복을 포함해 사업 목적을 분명히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철저히 해 사업 설계를 잘 했어야 하는데, 그걸 안 한 게 문제였다. 그러니 또 시끄러워지고, 서로 간에 자꾸 패싸움이 되는 거다. 이제 그런 수준은 좀 넘어야 하지 않겠나. 4대강 사업은 가뭄뿐 아니라 수질 개선, 홍수 조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과 시민사회단체, 학자 등으로 모니터단을 구성해 논란이 됐던 주요 쟁점에 대해 뭐가 문제였나, 양쪽 논리에 과장된 부분은 없었나 등을 살펴 매년 연례보고서를 내려고 한다. 그래야 다음 번에 싸울 때 정치 컬러, 진영 논리 빼고 차분하게 논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싸울 땐 화끈하게 싸웠다가 끝나고 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은 싸움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국가 운영이 너무 불안하고, 세금 내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종시가 드디어 출범한다.

세종시는 충남 도민들이 16개 시군의 하나인 연기군과 공주시 일부분을 떼어서 대한민국의 도시로서 분리 독립을 시킨 거다. 그만큼 충남도의 자산이 줄어드는 것인데,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가치가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민들이 허락을 해준 거다. 만약에 '충남도 세종시' 아니면 못 받아, 하는 여론이 돌았으면 못했을 거다. 실제로 참여정부 시절 이런 여론이 너무 센 것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 쉽게 말하면 땅을 뺏기는 건데, 도세(道勢)가 약해지는 건데, 도민들이 결단을 내려준 것에 부합하게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각별히 챙겨야 한다.

-당초 행정수도 안에서는 많이 후퇴했다. 공무원 사회에선 서울에 남느냐 여부로 부처의 인기가 엇갈린다고 하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행복도시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래서 법률로 만들어 놓고, 그래서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거 아닌가. 여야 모두 세종시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 정책을 내놓고 있다. 잘 될 거라고 믿는다. 세종시는 숱한 갈등을 거쳤다. 대통령 선거 두 번, 총선 두 번, 또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쟁점이 됐고, 국회에서도 전체 표결을 세 번이나 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합의된 일이 또 있었나. 이런 걸 또 뒤집자고 하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 안희정'의 인생 역정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어린 시절 박정희를 롤 모델로 삼은 '박정희 유겐트'였다고 하던데.

우리 시대는 민족과 국가 담론이 셌던 시절이다. 그땐 (국민교육헌장의 문구처럼) 나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거였다, 부모님이 사랑해서 낳은 게 아니라.(웃음) 박정희가 그랬던 것처럼, 정의감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것인가, 변방의 작은 민족이 어떻게 하면 서러운 역사를 극복해볼까 그런 생각을 했던 시대였다.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와 비슷했다고도 하던데.

저도 소설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저는 그만큼 폭군은 아니었다.

-정말 어릴 때 꿈이 육사 출신 장군이었나.

육사 출신 대통령, 더 정확히 말하면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망이망소이의 난에서 동학에 이르는 역사, 또 임꺽정, 홍길동 얘기 등을 보며 막연하지만 힘센 사람이 약한 사람 괴롭히지 않고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꿨던 거 같다. 그런 정의감이, TV에서 월남전 파병부대 행진 보면서 우리나라 월남부대가 최고야 이런 뿌듯함을 가지던 70년대 시대 상황과 만나면서 육사로 구체화됐던 거다. 부모님도 취직 잘 되고 출세할 수 있다니까 육사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어쩌다 운동권 투사가 됐나.

좀 철들면서 보니까 그게 아니다 싶었다. 중3 때부터 '씨알의 소리'같은 걸 읽으면서 그 길이 슬슬 매력이 없어졌고, 결정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부하한테 총 맞아 죽는 거 보고 이 길이 아니다 생각했다. 80년 광주항쟁도 그렇고. 박정희, 전두환 정권이 고려 말 무신정권과 뭐가 다른가 싶더라. 대단한 논리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느낌이었는데, 물리적 폭력을 가지고는 좋은 나라를 운영할 수 없지 않나, 그럼 대안이 뭐냐, 그게 민주주의 아니냐. 그런 생각을 정리해 나간 것이 10ㆍ26 이후 저의 인생 행로였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에서 촉발된 종북 논란이 나라를 집어삼키고 있는 형국이다. 안 지사의 대학시절 활동을 들어 당신도 종북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체제 경쟁이 다 끝난 버린, 지난 시대 담론 구도를 가지고 정치인을 공격하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이끌고자 하는 사람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너의 과거 사상이 뭐냐고 묻는 것은 굉장히 실례되는 질문이다.

-공인으로서 정치인은 답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시절 학생운동 하면서 책 한 권 읽었다고 무슨 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발 20세기의 낡은 정치 구도를 벗어나자. 아니,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면서, 국민이 뽑아준 (전직) 대통령들한테 당신 친북좌파 아니냐고 하면, 그걸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나. 이런 얘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매카시 열풍에 휘발유 끼얹어 싸우라는 건데, 이런 싸움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이번 대선에 출마를 한다거나 하면 전면에 나서 이건 아니지 않나 해야 하지만, 나는 3농 혁신 추진하기에도 바쁜 사람이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의 김현희 가짜 만들기 논란까지 벌어졌다.

전혀 모른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참여정부 때 일에 대해 묻고 질책도 하시는데, 당시 공직에 있지 않아서 모른다. 내가 참여정부 때 했던 거라곤 열린우리당도 깨려고 하고 다들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발길질을 하길래 막바지에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맡아서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옹호하고 나섰던 게 전부다.

-"친노(親盧)란 정파는 없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친노'란 말이 깊이 각인돼 있는데.

그게 우리사회에서 보수 진영 사람들이 즐겨 사용해온 프레임 중 하나다. 과거엔 너 빨갱이 아니냐는 사상적 낙인에 이어 '호남' 프레임, 그 다음엔 무능한 아마추어, 그래서 실패하고 정권 빼앗긴 친노 프레임이 뒤를 이었다. 어떤 틀에 상대를 자꾸 가둬서 정치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건 옳지 않다. 실체가 없는 얘기는 그만 하자.

-친노가 실체가 없다? 진짜 없나.

어떤 분들이 모여서 우리 친노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어디 움직이는 헤드쿼터가 보이는가. 정파라면 무슨 실체가 있어야 할 거 아니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잇는 민주통합당은 전체가 친DJ, 친노 아닌가. 지난 총선 때 후보자들이 내세운 이력과 연설문들을 보라. 김대중 노무현 얘기 안 한 사람이 누가 있었나. 20세기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 사상 대결하고 지역주의 정치로 영호남이 싸우던 시절의 이름표를 달아 상대를 어떤 틀에 한정하려 하고, 그걸 이용해 내 지지자를 끌어 모으려고 하면 안 된다.

-2007년 대선 패배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친노라고 표현돼 온 우리는 폐족(廢族)'이라고 쓴 것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족쇄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편지글에서 인용했다. 유배지에서의 다산의 절절한 심정이 담긴 그 글을 읽어보면 어떤 취지인지 알 거다. 그거 하나로 너희 폐족 맞잖아, 계속 그런다. 하지만 (그런 말 들어도) 전혀 갑갑하지 않다. 폐족은 영원히 폐족으로 살아야 하나. 평가는 국민이 한다. 노무현에 대해 좋은 기억을 하고 있는 국민들이 폐족으로 표현됐던 사람들에게 일할 기회를 준 거 아닌가. 국민의 선택에 대해 감사 드린다.

-왜 민주당 내에서도 친노 프레임이 계속 논란이 된다고 보는가.

그 얘기는 저한테 말고 여의도 정치인들한테 물어봐 주시라.

-"나는 직업정치인이다"고 했는데, 이번 대선에서 정치인 안희정의 역할은 뭔가. 친노 진영에서도 여럿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 어뺐?보는가.

공직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나.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 그 한마디 했다가 탄핵까지 받았는데…. 다만 여야의 모든 지도자분들께 부탁 드린다. 20세기 낡은 정치 구도로 지지자들 긁어 모으려 하지 말라고. 그렇게 해서 지지자들 단결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하자. 분단된 한반도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 4대 강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 건가. 진보든 보수든, 그렇게 해서 대통령이 된다 한들 본인이 견디기 힘들어진다. 내가 경제 살릴 게, 해서 됐다가 5년 내내 시달리는 거 보라. 우리가 개발도상국도 아닌데 무슨 747을 하나.

-정치부 기자가 쓴 책 를 보면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둘이 같이 나서자 의기투합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 생각 변함 없나.

그건 이광재 (전)지사가 얘기한 거다. 무슨 결의한 것처럼 써놨던데 쑥스러운 일이다. 그때 가서 봐야지. 지금은 도지사로서 농어촌 문제,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대해, 일 잘하는 도청 조직을 만드는 것에 대해 성과를 내야 한다. 그걸 바탕으로 자신이 생겼을 때 생각을 내볼 수 있는 거다. 대통령이 굳이 안 돼도 도지사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여기서 좋은 사례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대한민국이 바뀌어 간다면, 청와대 안 들어가도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고 있는 거다. 바로 이 자리가 대한민국인 거다. 지금 당장 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어느 분을 농식품부 장관 앉혀 농어촌 문제를 풀겠나, 내 손으로 한번 풀어봐야지. 뭐라도 성과를 내고 확신을 가진 뒤에야 2017년 얘기를 할 수 있는 거다.

-이 시대 대통령의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녕~ 20세기', 이 마음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 비전을 얘기했으면 좋겠다. 적개심 선동하지 말고. 다 대한민국 자식들인데, 넌 어느 편이야 이렇게 묻는 건 실례다. 그럼 모든 걸 다 용인하자는 거냐. 아니다. 헌법대로만 하자.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 4ㆍ19 민주정신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에 준거를 두고 얘기할 때라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논쟁을 할 수 있다. 20세기를 정리하는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희정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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