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이븐/에드거 앨런 포 외 21인 지음ㆍ조영학 옮김/알에이치코리아ㆍ464쪽ㆍ1만5,800원
추리소설의 창시자 에드거 앨런 포(1809~1849)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단편선집이다. 국내 개봉을 앞둔 같은 제목의 할리우드 영화 '더 레이븐'은 에드가 앨런 포의 생애 마지막 5일을 추적한 팩션(팩트+픽션)으로 이 책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이 책은 국내 우후죽순으로 번역, 출판된 포의 단편집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당대 최고의 장르문학 작가들이 포의 대표작 16편을 추천하고, 추천 작가들이 이 단편들에 관한 헌정 에세이를 덧붙였다. 책의 엮은이는 2003~2004년 미국 미스터리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마이클 코넬리.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해리 보슈 시리즈>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쓴 그는 포의 대표작 '어셔 가의 몰락'을 소개하며 "강력하고 완벽하게, 독자를 미지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글은 포의 다른 작품은 물론, 다른 작가의 글에도 없을 것"(176쪽)이라며 에드거 앨런 포를 한껏 추겨 세운다. 그리고 자신의 대표작 <시인> 의 집필과정을 소개하며 포의 단편들과 자신의 소설이 긴밀하게 얽혀 있다고 소개한다. 시인> 해리> 링컨>
스티븐 킹은 포의 단편 '고발하는 심장'을 추천한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과 함께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소설이란 고백과 함께. 1848년 발표된 이 단편은 사회병리적 범죄자를 형상화한 최초의 소설이다.
'포가 근대 추리소설을 창안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사회병리적 범인을 다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1848년에 나온 '고발하는 심장'이다. 짐 톰슨과 존 D, 맥도널드에서 토머스 해리스까지 위대한 범죄 작가들은 대부분 포의 (문학적) 후손들이다.' (236쪽)
'M. 발데마 사건의 진실'을 추천한 로리 R. 킹은 자신이 집필하는 다수의 범죄소설이 이 소설을 비롯해 '어셔가의 몰락', '아몬틸라도 술통' 등의 구성, 캐릭터, 사건을 변주하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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