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집창촌이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워킹홀리데이 비자(관광취업 비자)로 호주에 데려가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한 정모(32)씨와 성매매 여성 18명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호주로 달아난 브로커 김모(33)씨 등 14명은 지명수배 및 통보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김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호주에서는 성매매가 합법이라 단속 걱정 없이 일하며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여성들을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 등의 한국인 운영 성매매업소에 취업 알선한 혐의다. 김씨는 여행사 대표 윤모(53)씨를 통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이들을 호주로 데려갔다.
경찰조사 결과 성매매 여성들은 시간당 100~200호주달러(한화 약 12만~24만원)를 받고 하루 12시간 이상씩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주들은 이들에게 500만∼1,000만원의 선불금을 빌려준 뒤, 성매매를 거부하면 "돈을 갚아라" "가족에게 성매매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에서는 한국이 '성매매 수출대국'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며 "국내 여성을 고용하는 현지 성매매 업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