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배신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었다. 28일 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합헌 결정에는 로버츠 대법원장의 판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현재 이념지도는 5대4로 보수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공화당 소속 대통령 집권 시절 5명, 민주당 시절 4명이 임명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보수성향이 다수인 대법관의 구성 때문에 그 동안 대법원이 건보개혁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5대4로 합헌 결정이 나오려면 보수 성향 대법관 중 한 명의 '배신'이 필요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언론은 유력한 배신자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을 꼽아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임명된 그는 보수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사안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결정을 내려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일각에서는 다수 의견에 힘을 보태는 경향이 있는 로버츠 대법원장의 배신 가능성도 거론해왔다.
결국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보개혁법 합헌에 손을 들어준 인물은 케네디 대법관이 아닌 로버츠 대법원장이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루스 긴즈버그, 스티븐 브레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과 함께 합헌 의견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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