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가 몰리는 뮤지컬계에서 여전히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배우가 있다. 뮤지컬 디바 최정원이다. 지킬 앤 하이드, 맘마미아, 시카고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호평 받은 그에겐 '관객이 가장 믿을만한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자신의 성공비결은 웃음이라고 말하는 정원씨. 그 웃음의 비밀을 밤 10시 40분 EBS '어머니 전'에서 만나본다.
다섯 살 때 정원씨는 이미 '안암동 스타'였다. 노래와 춤 못하는 게 없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외모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툭 튀어 나온 광대, 큰 앞니, 까만 피부를 보고 짓궂은 친구들은 '깜시'라고 놀렸다. 그때 어머니 손정자 여사는 이렇게 타일렀다. "정원아, 너는 웃는 모습이 참 예뻐." 정원씨의 끼를 알아본 어머니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딸을 충무로 연기학원에 보냈다. 콩나물 판 돈을 모아 대형 거울을 사주기도 했다.
가수 패티김의 '못 잊어'를 즐겨 부르는 어머니 역시 젊었을 적 배우가 되고 싶었다. 음악과 연극을 사랑했지만 신문사에 다니던 엄한 아버지 때문에 꿈을 접고 결혼한 어머니. 세 끼 먹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집안형편과 매서운 시집살이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나쁜 일이 생겨도 웃으면 좋아진다고 믿고, 사랑을 베풀면 다 복(福)이 된다고 생각한 어머니의 웃음은 오늘날 정원씨를 최고의 뮤지컬 디바로 만들어 준 비결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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