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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尿런 토크] 여름철 정력 감퇴? 속설일 뿐! 보양식보다 충분한 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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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尿런 토크] 여름철 정력 감퇴? 속설일 뿐! 보양식보다 충분한 휴식을

입력
2012.06.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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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남편의 '정력'이 걱정이 된다면, XXX를 많이 해주세요."

"세기의 바람둥이들은 '정력'을 위해 OOO를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남자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정력이 약해졌다"일 것이다. 남자들이 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각종 보양식을 찾는 모습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이면 정력 강화를 위한 각종 묘안들이 등장한다. 정력에 좋다는 음식들은 옛날부터 무수히 알려져 왔으며, 남자들이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천렵이란 놀이가 정력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있다. 이는 남성 생식능력을 담당하는 고환은 체온보다 2~3도 낮은 상태에서 건강과 활동성을 유지하므로, 더운 여름철 고환을 시원하게 하면 기능을 더 잘 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고환은 라이디히세포에서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고, 세정관에서는 정자를 생성하는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정자는 수태에 필요하고, 흔히 '정력'이라고 표현되는 성기능에 관여하는 것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다. 과연 여름철에는 테스토스테론 분비와 정자 생성이 줄어드는 걸까? 그래서 정력도 떨어지는 걸까? 고환이 음낭 주머니로서 몸밖에 달려 낮은 온도에서 정상 기능을 하도록 되어 있는 이유는 바로 정자를 잘 생성하기 위함이다.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면 충분한 정자가 생성되지 않아 임신이 어려워진다.

그러나 성기능과 남성 활력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온도 변화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남성호르몬은 일조량이 늘어나고 날씨가 더워지는 봄에서 여름에 활발하며,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억제된다. 하지만 4계절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하니, 남성호르몬의 분비 감소로 인한 정력 감퇴가 여름이라고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음주나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인 요인이 고환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먹는 정력식품은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일까?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는 굴이 정력음식으로 유명한데, 굴이 정력에 좋은 이유는 아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아연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와 정자 생성을 촉진시키는 미네랄이긴 하지만, 사실 굴 한두 번 먹는다고 정력이 확연하게 좋아지지는 않는다. 한국 남자들이 여름철에 선호하는 정력음식인 보신탕이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보신탕에 함유된 단백질이나 기타 영양소가 다른 육류와 별 차이가 없고 특별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여름철이라고 해서 성기능을 더 유지하는 비법은 없다. 남성 호르몬의 활발한 생성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잠을 취하며, 꾸준히 몸을 움직이면서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정력을 성적인 능력만으로 오해하지 말고, 활력, 체력, 에너지로 올바르게 알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 교수·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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