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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코앞인데… 비방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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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코앞인데… 비방전 가열

입력
2012.06.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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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입원비 정찰제)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협박 전화에 시달린 데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간 인터넷 악성 댓글, '신상털기' 등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시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미비한 제도 보완과 정착에 대한 건설적 논쟁은 없고 진흙탕 싸움만 잔뜩 벌이고 있는 꼴이다.

대한의사협회 윤창겸 부회장 등 임원 4명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항의방문해 "건보공단 직원들이 마치 국민 목소리인 것처럼 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포괄수가제를 찬성하고 의사들을 매도하는 글을 많이 올렸다"며 "이 직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포괄수가제에 찬성하는 댓글을 단 사람 72명 중 32명이 건보공단 직원이었으며 '의사들이 국민을 팔아먹었다' '탐욕스러운 의사들 돈만 밝힌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은 이미 지난 22일 의협관계자 등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이들이 한 것으로 보이는 건보공단 직원 명예훼손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노환규 의협 회장의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다음 아고라에 (포괄수가제 찬성) 댓글을 단 사람'이라며 건보공단 직원들의 얼굴 사진(모자이크 처리)과 직장 등이 나와 있는 페이스북 화면과 이들이 단 댓글이 게재돼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측에서 찬성 댓글의 IP를 불법적으로 추적해 누구인지 찾아낸 것 같다"며 "직원들의 출신학교 업무부서 결혼여부 등 신상이 모두 공개되고 업무시간에 전화욕설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한 건보공단 여직원은 '등신 같은 XX년아' 등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업무 상 찍어두었던 자신의 동영상까지 공개되면서 수면장애와 구토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불법적으로 IP추적을 한 적이 없으며 여러 곳에서 제보를 받아 댓글 게시자가 공단 직원인 것을 확인했다"며 "일부 협박 등도 의사 개개인이 한 것이지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태백 건보공단 홍보실장은 "직원들이 젊은 혈기에 과한 욕설을 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 1만3,000명의 직원 중 30여명이 단 댓글을 두고 '조직적인 여론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최근 일련의 일들로 포괄수가제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부터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포괄수가제 찬반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 29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찬성보다 반대가 많을 경우 다음달 1일부터 일주일간 백내장 편도 치질 등 5개 수술을 거부한다는 계획이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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