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시리아가 '전쟁 상황'에 있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반군과의 교전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으로 확산되고 터키와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아사드는 26일 새로 임명된 각료들과의 회의에서 "우리는 모든 측면에서 전쟁 상황에 처해 있다"며 "승리하기 위해 모든 정책과 역량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방은 얻기만 하고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서방과 거리를 둘 것을 주문했다. 알아사드의 발언은 지난해 3월 유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시리아의 상황을 "해외 지원을 받은 무장세력의 산발적 폭동"이라고 일축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유엔은 12일 시리아가 전면적 내전 상황에 빠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날 다마스쿠스에서 9㎞ 가량 떨어진 쿠드시야와 알하마의 시리아 혁명수비대 기지 인근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격렬하게 교전했다. 알아사드의 동생 마헤르가 이끄는 혁명수비대는 수도 방위를 담당하고 있다. BBC방송은 현지 통신원을 인용, 혁명수비대와의 교전은 반군의 높아진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은 "수도와 이처럼 가까운 곳에서 정부군이 대포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인권관측소는 이날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 68명, 정부군 41명 등 1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27일에는 다마스쿠스 남쪽 20㎞ 지점에 있는 친정부 방송국 알이크바리야TV가 폭탄으로 무장한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으며 직원 3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이 전했다.
터키 언론들은 터키군이 시리아 접경지역에 탱크와 장갑차 15대를 추가 배치하는 등 전력 강화에 나섰다고 26일 전했다. 터키는 지난주 자국 전투기가 시리아군에 격추당한 후 시리아에 대한 비판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도르안 총리는 이날 "접경지역의 어떤 도발도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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