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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한달, 선수단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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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한달, 선수단 출사표

입력
2012.06.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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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없다. 메달 색깔만 남았다."

런던올림픽을 30일 앞둔 27일 오후 2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 하우스. 11개 종목 42명의 태극전사들과 지도자들이 런던올림픽을 향해 일성을 내뱉었다.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미디어 데이'(언론공개)행사에서다. 배드민턴 태권도 양궁 유도 체조 레슬링 탁구 등에서 간판급 선수들이 참석해 금빛 각오를 내비쳤다. '100일 지옥훈련' 등으로 그을린 구리 빛 얼굴에서 자신감이 넘쳐 났다.

이기흥(57) 선수단장은 "태극기를 앞세우고 첫 출전한 1948년 런던올림픽 이후 64년 만에 다시 런던을 찾는다. 그 동안 한국 스포츠는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수영의 박태환과 피겨의 김연아처럼 불가능하다는 종목에서도 세계를 제패했다"며 "나라 안팎으로 여러 어려움과 갈등, 불협화음이 있다. 선수들의 승전보로 국민 화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From London To London(1948~2012ㆍ런던에서 런던으로)'을 모토로 정한 한국 선수단은 다음달 1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결단식을 가진 뒤 20일 장도에 오를 예정이다.

역도의 장미란(29)과 사재혁(27)이 맨 먼저 말문을 열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더 많이 연구하고 공부했다. 그때의 금빛 기운을 이어가겠다"고 장담했다.

남자 양궁 장영술(52)감독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인에 대한 대비를 끝냈다"며 "내달 초 제1 군수지원사령부에서 최종 리허설을 치를 예정이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레슬링 방대두(58) 감독과 정지현(29)도 "두 번 실패는 없다. 사선을 넘나드는 심정으로 훈련을 해왔다"며 결연한 각오를 피력했다. 올림픽에 세 번째 출사표를 던진 정지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이후 노메달의 수모를 깨끗하게 씻겠다"고 강조했다. 양궁과 레슬링은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68개의 금메달 중 각각 16개와 10개를 차지해 1,2위에 올라있는 효자종목이다.

태권도 김세혁(57) 총감독은 "해병대 극기훈련을 비롯해 어느 때 보다 체력보강에 힘썼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전자호구 채점이 변수다"라고 '엄살'을 피웠지만 차동민(26)은 "어떤 경우든 금메달은 나의 것"이라고 일축했다.

남자하키 김윤동(44) 감독은 '메달 주기론'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88 서울올림픽 이후 12년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런던올림픽이 꼭 12년 만이다.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의 왕기춘(24)과 김재범(27), 펜싱의 남현희(31)는 "대회가 다가올수록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하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재범은 특히 "오른 팔 탈구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지옥훈련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나는 천국훈련중"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김재범은 그러나 "런던에서 마지막에 웃는 선수로 남겠다"라고 다짐했다. 어느덧 대표팀 왕고참의 반열에 올라있는 여자 탁구의 김경아(35)는 "노장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유남규(44) 탁구 감독은 "아테네때 아무도 유승민의 금메달을 예상치 못했다. 런던에서도 이변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양1')을 장착한 체조의 양학선(20)은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없다. 있다면 나 자신이다"라고 말했다. 박종길(66) 태릉선수촌장은 "선수들이 열띤 각오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훈련을 소화해냈다. 베이징올림픽 이상의 성과를 런던에서 낼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라고 끝을 맺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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