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 부부는 지난해 여름휴가를 독일에서 보내기로 결정하고, 5월부터 특가상품으로 나온 항공권을 알아봤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의 인천~프랑크푸르트 왕복 항공권이 1매에 104만1,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A항공과 비교하면 56만원이나 쌌다. 김씨는 즉시 2매를 구입했지만, 며칠 후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휴가를 떠날 수 없게 됐다. 그는 “출국일이 한 달 이상 남았으니 위약금만 좀 내면 되겠지”하는 생각에 항공권 취소를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할인특가 상품이라 약관상 한 푼도 돌려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앞으론 김씨처럼 판촉용 할인항공권의 예약을 취소한 경우에도 환불을 받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판촉기간에 구입한 할인항공권의 예약을 취소한 경우 환불을 거절할 수 있는 약관을 시정하도록 루프트한자항공에 권고했다. 루프트한자항공은 그 동안 할인항공권 예약 취소 때 항공운임(유류ㆍ보안할증료 포함)을 일체 환불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같은 노선을 운항 중인 국내외 항공사들은 15만~30만원의 위약금만 부과하고 나머지 항공운임을 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루프트한자항공이 시정권고서 수령일로부터 60일 안에 약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시정명령과 고발 등 후속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중국 남방항공과 싱가포르항공도 예약 취소된 할인항공권 운임을 환불하지 않았다가 공정위에 적발돼 시정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