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非朴) 진영 대선 주자들의 당내 경선 불참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김태호 의원이 내달 10일쯤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도의원 출신으로 거창군수와 경남지사를 지낸 뒤 총리 후보자까지 오른 김 의원은 여권에서 차세대 카드로 거론돼 왔다. 특히 '정치 밑바닥'부터 시작한 그의 정치 이력은 야권의 다크호스로 주목 받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종종 비견되기도 했다. 때문에 김 의원의 출마 선언이 새누리당 경선에 어느 정도 활력을 불러 일으킬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친박계 내부에선 김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 경우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비박 진영 대선주자 3인방이 설령 경선에 불참하더라도 '반쪽 경선' 비판을 어느 정도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영남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일방적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추대식에 대한 젊은 층을 비롯한 여론의 반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의원 출마를 반겼다.
김 의원 입장에서도 경선 출마 시 박 전 위원장의 아성은 못 깨더라도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이면 차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효과는 거둘 것이란 계산을 할 수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 김 의원의 출마가 박 전 위원장과 김 의원의 윈윈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김 의원 역시 박 전 비대위원장 독주 체제를 흔들만한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만큼 경선 출마에 대한 정치적 의미는 미미할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5~10% 정도 지지율을 가진 후보라면 몰라도 김 의원은 정몽준 전 대표보다도 못한 수준 아니냐"며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 아주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의 한 의원도 "여론조사 대상에도 못 끼는 김 의원이 무슨 폭발력이 있겠느냐"며 "김 의원의 이름 알리기용은 될지 몰라도 비박 진영 3인방이 불참하는 경선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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