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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빅브러더' 세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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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빅브러더' 세력 있나

입력
2012.06.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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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당원들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자료가 유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접근이 제한된 온라인 투표상의 개인별 투표 기록을 모두 들여다보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일종의 '빅브러더'세력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당 안팎에선 "민주주의 선거의 근간인 비밀투표 원칙이 무너져 당내 정파 싸움에 활용되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26일 일부 언론에 유출된 '통합진보당 2012년 신규 입당 및 탈당 당원 통계 및 비례 경선 투표결과 자료'라는 출처 불명의 자료에는 비례대표 경선에서 각 후보를 찍은 투표자의 입당 시기와 탈당 여부를 파악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구당권파측 이석기 후보를 찍은 신규 당원은 2,695명이며 이 가운데 407명(15.1%)이 4ㆍ11총선 이후 탈당했다. 또 국민참여당계 오옥만 후보를 찍은 신규 당원은 1,969명이며 이 가운데 1,142명(58%)이 탈당한 것으로 집계돼 있다. 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한 15명의 후보를 찍은 신규 당원은 1만274명이고, 이 중 탈당한 당원은 3,126명(30.4%)에 이른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통계가 특정 후보를 찍은 투표자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누군가 비밀 투표 원칙을 어기고 개인별 온라인 투표 기록을 들여다봤다는 얘기다. 당장 통합진보당측은 "당에서 만든 자료가 아니며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정보 접근이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 어떻게 이런 자료가 작성되고 유출됐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통계는 비례대표 경선 투표 기록에다 당원 관리 현황까지 파악해야 작성될 수 있는 것이어서 특정 세력의 조직적인 개입 없이는 나오기 어렵다. 비례 경선의 온라인 투표 기록은 구당권파와 가까운 한 업체가 관리했고 당원 관리는 당 총무팀이 맡고 있다. 신당권파측은 "구당권파측이 개인별 온라인 투표 내용을 모두 파악해 자신들의 정파 활동에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문제의 통계자료는 4ㆍ11 총선을 앞두고 입당했다가 탈당한 이른바 '동원 당원'의 비율이 참여당계 후보가 가장 높다며 신당권파를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구당권파측은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온라인 투표나 모바일 투표에선 개인의 투표 기록이 남기 때문에 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지기 어렵고, 특정 세력이 언제든지 이를 들여다보고 활용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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