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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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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긴장 고조

입력
2012.06.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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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군의 터키 전투기 격추로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터키가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도르안 터키 총리는 26일 "시리아 헬리콥터가 최근 다섯번이나 국경을 침범했다"며 "터키는 국경에서 발생하는 시리아군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악화된 관계에 기름을 끼얹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터키 국영 아나톨리아통신은 25일 장군 1명과 대령 2명 등 시리아 정부군 33명이 터키로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블렌트 아린츠 터키 부총리는 "시리아군이 격추된 F-4 전투기를 수색하는 정찰기에도 사격했다"고 주장하며 시리아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는 시리아 소비전력의 10% 정도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키는 전투기 격추 사건을 국제 이슈화하고 있다. 터키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헌장 제5조를 이번 사태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NATO는 이날 "시리아의 전투기 격추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가장 강력한 용어로 시리아의 행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터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시리아의 행위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역시 24일 "이번 일은 국제사회 규약을 지키지 않는 시리아 정권의 태도를 드러낸 사례"라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는 터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제 터키의 강경한 태도와 국제사회의 호응이 군사행동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리아에 대한 위협이 말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군사적으로 개입하려면 NATO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등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NATO 회원국은 아직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여력이 없다. 유엔 안보리에는 시리아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해온 러시아와 중국이 버티고 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시리아 유혈사태가 15개월 넘게 이어지는데도 국제사회가 군사 개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리비아와 달리 시리아가 무시 못할 군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BBC방송은 이번 전투기 격추가 역설적으로 시리아의 방어 능력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것은 분명하다. 영국의 국방문제 싱크탱크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의 바락 시너 연구원은 "분쟁이 단계적으로 상승할수록 영향이 확산되는 것은 명백하다"며 "NATO가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분쟁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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