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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가 미래다] <4·끝> 김상곤 경기교육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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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가 미래다] <4·끝> 김상곤 경기교육감 인터뷰

입력
2012.06.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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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도입한 혁신학교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권위적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교사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육이 이뤄지자 교실에서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혁신학교는 무상급식으로 교육복지에 새 지평을 연 김상곤(63)경기교육감이 2009년 도입한 선진교육시스템이다. 이후 혁신학교는 우후죽순처럼 전국으로 확대됐다. 26일 김 교육감을 만나 혁신교육의 나갈 길을 들어봤다.

-혁신학교가 도입된 지 3년 됐다. 성과를 직접 평가한다면.

“먼저 학교 문화와 분위기가 변했다. 학생, 교사 등 구성원도 변했다. 견제ㆍ무한경쟁이 판치던 폐쇄적 교육환경이 개방ㆍ협력ㆍ협동을 중시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집에서 말이 많아졌다고 한다. 억눌린 환경에서 벗어나자 부모와 소통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도 행정 중심에서 교육 중심의 본업으로 돌아갔고 학부모도 학교공동체의 일원이 됐다.”

-혁신학교 중 고등학교 숫자가 많지 않다. 대학 입학이라는 현실 때문이지만 혁신학교가 성공하려면 고등학교가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혁신학교 전체에서 고등학교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정도이다.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중학교, 고등학교로 혁신교육이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볼 때 고교 모델은 이제 시작단계다. 대입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중고과정 6년을 창의지성교육 4년, 창의진학교육 2년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초ㆍ중등 교육이 대학교육에 예속되는 고리를 풀 때다. 학생들은 창의ㆍ인성을 길러야 하며 대학도 그 점을 인재선발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올해 혁신학교 3학년들이 수능을 처음 보게 된다. 성적이 나쁘면 비난이 뒤따를 것이다.

“혁신학교는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니라 창의지성교육을 위한 학교다. 점수를 얼마나 올려야 하는 가가 아니라 얼마나 인성을 키우느냐가 목적이다. 학생이 행복하고 교사가 자부심을 느끼는 학교가 혁신학교다. 혁신학교를 점수로만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혁신학교에 대한 새로운 버전이 있나.

“혁신학교 지정 첫 4년은 모델을 확립하고 정착하는 기간이라고 본다. 학교가 원할 경우 재지정될 수 있다. 이후 성과가 좋은 학교를 우수학교로 지정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우려가 많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정착됐다.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교사들 75%가 ‘조례에 근거해 지도하겠다’고 응답했다.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새롭게 형성됐다고 본다.”

-비유적인 질문이지만 두발단속이 학생인권에 위배된다면 흡연 규제도 위배일 수 있다. 학생인권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

“엄밀히 따지면 맞는 말이다. 몇몇 나라에서 지정된 장소를 제공하는 등 청소년 흡연을 규제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흡연이 청소년 건강에 특히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청소년헌장이나 청소년보호법의 취지를 봐서라도 청소년 흡연은 규제돼야 한다. 흡연은 청소년 인권과 관련이 없다. 강력 금지하겠다.”

-얼마 전 학생에게 맞은 교사를 위로하기도 했다. 교권과 ‘사랑의 매’에 관한 생각은.

“교권은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얼마 전 교권보호조례를 입법 예고했고 교육청에 지원단도 만들었다. 교권보호지원센터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부장적 교권 개념은 이제 바뀔 때가 됐다고 본다. 그리고 사랑의 매에도 감정이 실리게 마련이다. 때린다는 것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

-잡무가 너무 많아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는 교사들의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교사 본연의 업무는 가르치는 것이다. 잘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면 교사들은 혁신교육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가용예산의 10% 이상을 투입해 행정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교사들이 전문성을 제고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기 후반기다. 남은 역점사업은.

“혁신시스템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창의지성교육, 공동체적 학교자치, 평화인권 친화적 학교, 복지국가 수준의 보편적 교육복지를 정착시키겠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혁신교육에 매달리겠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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