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가 25일 유로존 국가 중 다섯번째로 구제금융 신청을 결정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날 앞서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이날 "유럽연합(EU)에 금융지원을 위한 요청서를 제출하겠다는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키프로스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다섯번째 구제금융 신청국이 됐다.
키프로스는 경제규모가 유로존 17개국 중 세 번째로 작은 173억유로 정도로, 그리스 금융권에 대한 대출, 투자금이 많아 구제금융 신청이 예견돼왔다. 이날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부적격(정크) 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줬다.
키프로스가 자국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이달 말까지 충당해야 하는 금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0%인 18억유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키프로스 구제금융 규모는 60억~100억유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디스는 스페인의 28개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최대 네 단계 무더기 강등했다. 최대 은행인 방코산탄데르와 BBVA의 신용등급은 각각 두 단계, 세 단계 떨어져 최하 투자등급인 'Baa3'이 됐다. 지난달 자금 지원을 요청한 방키아는 정크등급인 'Ba2'로 떨어졌다.
무디스는 스페인이 구제금융 신청 계획을 밝힌 후인 13일 국가신용등급을 'A3'에서 'baa3'로 세 단계 강등한 바 있다.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노출이 커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정부의 은행 지원 능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160억~620억유로로 예상하고 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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