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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꿈 키워라" 학교에 기업연구소 만든 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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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꿈 키워라" 학교에 기업연구소 만든 고교

입력
2012.06.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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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인재를 늘려라.'

지난해에 이어 은행권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졸 채용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학력 인플레이션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고졸 채용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 전면적인 활성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졸 채용 문을 연 기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인데 '준비된 인재'가 없다는 게 기업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고등학교로는 최초로 교내 기업연구소를 만들어 '준비된 최고경영자(CEO)'를 키우는 학교가 있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경기상업고등학교 청송기업연구소다. 50여평 규모의 연구소에서 정규교과 프로젝트 수업은 물론 동아리 활동, 중학생 진로체험 교육 등을 실시하면서 특성화고 학생들의 기초직업능력, 인성교육, 직업인 소양 교육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재 사관학교를 꿈꾸며

'글로벌 비즈니스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경기상고가 교내 기업연구소 설립을 계획한 것은 2010년 12월이다. 교실에서 이론으로만 이뤄지는 기업 연구수업은 한계가 있고 진정한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려면 기업연구소가 필요하다는 게 김환섭 교장의 생각이었다. 이에 공감한 교사들이 1년 반에 걸쳐 자료 수집부터 전시 기획, 기업연구소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달 15일 개소한 연구소는 우리나라 상업발달사, 세계경제발달사, 국내외 성공한 기업가, 성공한 국내외 기업 등 총 4개 분야가 전시돼 있다. 국내외 기업가 분야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국내외 기업가 12명의 삶과 경영 철학이 게시돼 있다. 또 제조업, 금융업, 유통업, 서비스업으로 나누어 국내외 88개 기업 정보가 총망라돼 있다. 김 교장은 "기업가들의 경영이념과 기업 정보를 접하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CEO의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과 수업부터 진로교육까지

좋은 시설을 갖췄다 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 없는 법. 청송연구소에서는 정규교과 수업은 물론 중학생 진로체험 교육까지 이뤄져 활용도가 높다. 글로벌경영과, 글로벌금융과, 글로벌유통과를 갖춘 학교답게 1학년 때부터 기업가 연구 수업이 이뤄지는데 학생들은 연구소에서 얻은 기업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가 탐구 발표 시간을 갖는다. 발표에 참가한 1학년 학생은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짜깁기해서 대충 제출했는데 연구소가 생기니 관심도 더 많이 생기고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학년 학생들은 연구소에서 기업을 분석ㆍ연구한 후 자신이 CEO가 돼서 생산할 물건을 정하고 브릭스(BRICS) 5개국에 대한 수출 전략을 세우는 수업을 받는다.

연구소를 담당하는 강진자 교사는 "자료수집이 잘 돼 있어 인근 중학교 2~3곳에서 진로체험 교육장으로 이용하러 오기도 했다"며 "세계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학생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는 단계적 교수-학습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리활동도 탄력 받아

연구소가 문을 열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기업가정신 연구동아리의 활성화다. 지난해 탄생해 학생 15명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연구소 개소로 탄력을 받았다. 최근 모의 주식회사 형태의 '핑크레몬'을 설립해 학교 안팎에서 식품판매사업에 착수했고 모의 주주총회도 열 계획이다. 이론과 실무를 병행할 수 있는 까닭에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 동아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동아리 회장인 3학년 김채영 학생은 "8월말 축제 기간 동안 '일일 아름다운 가게'를 열 계획"이라며 "자유롭게 연구소에 있는 자료를 이용할 수 있어 회사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인사동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일일 판매도 할 예정이다.

산학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

경기상고 청송연구소는 앞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창업아이템 및 사업계획서 작성 교육과 경진대회를 열 예정이다.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산학연계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들을 실행하는 데 학교만의 힘으론 부족하다. 강진자 교사는 "아직은 기업의 참여가 부족하지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기업체 방문 견학, 기업가 초청 강의 등 기업의 학생교육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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