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킴벌리클라크, 이사선임 놓고 법적 분쟁

유한킴벌리를 42년간이나 공동 경영한 미국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이 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

25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킴벌리클라크는 내달 3일로 예정된 유한킴벌리 주주총회에 이사 선임권 조정에 관한 안건을 상정했다. 7명의 이사 중 킴벌리클라크 몫을 4명에서 5명으로 늘리겠다는 것. 이에 맞서 유한양행은 법원에 의결권 행사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유한킴벌리는 두 회사가 1970년에 세운 합작회사로, 당시 킴벌리클라크가 지분의 60%를, 유한양행은 40%를 출자했다. 당시 이사선임비율도 킴벌리클라크가 4명, 유한양행이 3명을 선임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유한양행이 지분 10%를 킴벌리클라크에 팔아, 지분율이 70% 대 30%로 바뀌었다. 킴벌리클라크는 지분율이 바뀐 만큼 이사 선임 비율도 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유한양행이 선임한 최상후 전 유한양행 사장이 퇴사하면서 이사 자리에 공석이 생기자, 후임 이사 선임권을 킴벌리가 행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양사가 공동출자 당시 지분 보유비율과 상관없이 이사 선임권은 4대3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