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첼리스트이자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멤버인 데이비드 핀켈(61)이 한국의 실내악 활성화 전도사로 나섰다. 그는 한국의 18세 이상 33세 미만 음악 전공자를 대상으로 실내악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승자를 2년 간 후원하는 장학 프로그램 ‘멘델스존 펠로십’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25일 이 프로그램의 신설을 알리는 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독주 악기 간의 대화라 할 수 있는 실내악은 오케스트라나 솔리스트 활동과 비교해 개별 연주자가 스타로 주목 받지는 못하지만 음악의 진정성이 객석에 친밀하게 전달되는 강점이 있다”며 “특히 협업을 배워야 할 젊은 연주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2년에 한 번씩 마련될 이 멘델스존 펠로십은 연주 실력만 심사하는 콩쿠르 형식이 아닌 공연 기획과 교육 등 실내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연주 실력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은 9월 30일까지 우편과 온라인(www.chambermusictoday.org)으로 가능하며 서류 합격자 오디션을 거쳐 12월 10일에 최종 우승자 한 팀을 선발한다.
아내인 대만 출신의 피아니스트 우 한과 함께 뉴욕의 실내악 단체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캘리포니아 지역의 실내악 축제 멘로 음악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2009년부터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국내 기업이 후원하는 실내악 전문 교육 프로그램의 초청으로 정기적으로 방한해 음악 영재들의 특별 레슨을 맡아 왔다. 그는 젊은 한국 음악인들과 만나면서 실내악의 중요성을 더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을 끝으로 34년간 몸담았던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활동을 중단한다. 이 역시 멘델스존 펠로십과 관련이 깊다. “지금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은 후배를 키우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둬 세계 각지에 같은 장학 프로그램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이 실내악 발전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셈이죠.”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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