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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낙동강 둔치 '게릴라 파종'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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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낙동강 둔치 '게릴라 파종' 몸살

입력
2012.06.2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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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3시 경북 구미시 고아읍 봉한리 낙동강 숭선대교 우안 하류방향 1㎞ 지점 둔치.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 3개 지자체가 공동 운영 중인 구미광역취수장의 2㎞ 상류지역인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도, 축구장 50개 크기의 광활한 땅에 감자와 우엉, 마, 더덕 등 각종 농작물들이 버젓이 자라고 있었다. 2만∼3만㎡ 크기로 반듯하게 잘라 경계를 분명히 해놓은 것을 보면 누군가 이곳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곳 작물의 특징은 모두 강변 마사토(화강토)에 잘 자라는 구근류이며, 활처럼 휜 대나무로 섶을 만들어 넝쿨이 잘 자랄 수 있게 손질한 더덕밭엔 고압펌프까지 설치돼 가동 중이었다. 과연 누가 이곳에서‘도둑 경작’을 하고 있는 것 인가. 인근 주민 이모(56)씨는 “4대강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 전인 2010년초 농사 포기를 전제로 주민 보상이 마무리됐으나 최근 정체 모를 기업형 농사꾼들이 대형 장비와 숙련된 인부들을 동원, 야간에 파종을 마친 뒤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달 말 준공을 앞둔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 둔치가 조직화된 기업형 농사꾼들의 게릴라 식 불법 파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억대 수입이 보장돼 벌금을 물어도 남는 장사’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법 파종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형 농사꾼들은 트랙터 등 기계장비와 수십 명의 인부들을 야간에 투입, 2∼3시간 만에 2만~3만㎡ 단위로 파종을 끝낸 뒤 종적을 감추고 있다. 둔치 입구엔 트랙터 등 농기계 접근을 막는 방지턱을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구미시는 고민에 빠졌다. 해당부서인 건설과는 4개의 잠복근무 조를 짜 휴일 야간근무까지 서 봤지만 이들을 막는데 실패했다. 광활한 낙동강 둔치를 모두 감시하기 힘든데다 ‘치고 빠지는’ 게릴라 농사꾼을 현장 적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낙동강 둔치에 비닐하우스까지 설치한 불법 파종 경작지 수십 곳을 발견했으나 경작자를 찾지 못해 원상복구 명령도 내리지 못하고 감자와 마가 자라는 것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는 형편이다.

경작자를 어렵게 찾아내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도 이를 따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구미공단 인근 양호동의 손모(60)씨와 고아읍 오로리 김모(63)씨 등은 우엉과 마 등을 불법경작하다 적발된 후 원상복구 명령을 따르지 않아 현재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쯤 되자 구미시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파종이 예상되는 둔치에 대형 언덕을 조성, 예방에 힘쓰는 한편 일용직 단속반원 10여명을 보강해 몰래 파종한 작물을 아예 수확 전에 갈아 엎는 초 강수 대응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김성근 구미시 건설과장은 “막무가내인 게릴라 농사꾼들도 불법 파종한 농작물에서 한 푼도 건지지 못하면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4대강 둔치는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 글ㆍ사진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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