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었다. 24일 잠실 롯데-LG의 3연전 마지막 경기. 3-0으로 앞선 롯데의 8회말 수비가 되자 잠실구장엔 긴장감이 고조됐다.
롯데 선발 이용훈(35)이 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첫 퍼펙트게임까지 아웃카운트 6개만 남겨 놓은 상황. 4번부터 6번으로 이어지는 8회말만 넘기면 대기록 달성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이용훈은 선두타자 4번 정성훈을 4구 만에 유격수 플라이로 요리해 큰 산 하나를 넘었다. 다음 타자는 백전노장의 5번 최동수. 사실상 퍼펙트로 가는 마지막 고비였다. 이용훈이 초구를 던진 순간 최동수의 방망이가 돌아갔고, '딱'하는 파열음과 함께 중심에 걸린 타구는 유격수 정면에서 한두 걸음 3루 쪽으로 치우친 방향으로 날아갔다. 유격수 정훈이 살짝 미끄러지며 원 바운드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은 좌익수 앞으로 빠져 나가고 말았다.
이용훈은 가벼운 미소를 보였지만 수비수들과 롯데 벤치, 관중석에서까지 탄식이 새어 나왔다. 5명의 타자를 남겨 놓고 대기록이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다. 양승호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이용훈을 다독이고 돌아갔지만, 이용훈은 오지환과 윤요섭에게 연속안타를 얻어맞고 실점을 허용했다.
이용훈은 결국 9회 김수완에게 마운드를 넘겨 완봉, 완투도 기록하지 못했다. 8이닝 3안타 7삼진 1실점. 시즌 7승(1세2패)째를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용훈은 이날 10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로 65개를 꽂아 넣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4㎞를 기록했고, 체인지업(38개)과 슬라이더(30개)를 결정구로 사용했다. 지난해 9월17일 대전 한화와의 퓨처스리그에서 달성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이 단지 운으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투구였다.
이용훈은 "LG에 발 빠른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타이밍을 뺏는데 집중했다. 직구 구속에는 욕심 없었고, 변화구 제구가 잘 됐다"면서 "6회부터 전광판에 0이 찍혀 있는 걸 보고 의식했지만 지난해 2군에서 경험이 있었기에 퍼펙트 게임은 천운이 있어야 가능한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시즌 프로야구는 4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26일 255경기 만에 400만 관중 돌파가 예상된다. 역대 최소경기보다 52경기 앞선 기록이다"고 발표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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