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폭력에 대해 여기저기서 말이 많다. 학생들 사이에서 어른들 모르게 있던 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관심을 받고 있다. 학생인 나도 학교를 다니며 학교폭력이라 불리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해 왔었다. 하지만 뉴스나 신문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정부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하여 복수 담임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가해학생에 대한 즉각 출석정지, 일진 경보제 실시 등), 그리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예방 대책들을 마련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예방이 될지 의문이다.
나는 최근 정부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개최하는 자살방지 교육, 걷기대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이런 일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인식 바꾸기'를 통한 점진적 변화도 필요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안들을 대처할 수 있는 폭 넓은 대안들이 더 필요하다.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폭력 사안을 입학사정관 전형 등 입시에 반영한다든가, 2명의 담임교사가 배치된다든가 하는 제도는 학생들의 일을 바깥에서 관찰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일을 이해하고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 등을 예방하려 한다면 그들이 학생들의 삶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법 밖에 없다.
학생들이 조금 더 믿고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하다. 선생님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학생들을 대하는 것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고, 학생들의 심리를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전문 상담교사가 더 많이 배치되어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일대일 상담이 필요하다. 따돌림이라는 것은 선생님들이 모르는 사이 은연 중에 일어나고 있을 때가 많다. 학생들의 일은 학생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기에 학생들이 믿고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되어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어느 학생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소동'을 반복적으로 일으킨다면 그것도 상담을 통하여 원인을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일이 체계적으로 실시된다면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학생과 선생님의 소통뿐 아니라, 학생과 학생의 소통도 원활해져야 한다. 보통 학교폭력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시작될 때가 많다. 친구를 오해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왕따라는 집단 따돌림까지 전개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학생과 학생 사이의 이해를 목적으로, 그런 작은 오해들을 풀어줘야 한다.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일을 선생님께 전달해 줄 학생도 필요하다. 학생들은 자신이 당사자, 혹은 제삼자여도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한다. 그런 학생들을 대표하여 각 학급에서 지금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들께 전달해줄 학생들도 있어야 한다.
학교폭력의 예방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로부터 비롯된다. 학생과 학생, 가해자와 피해자,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여러 소통들이 원활해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받아들일 때 학교폭력은 줄어들 것이다.
서울 원묵고 2학년 우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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