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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로맨틱! 달착지근하고 아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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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로맨틱! 달착지근하고 아찔해졌다

입력
2012.06.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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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이 좀 무색하다. 주인공이 고층빌딩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악당과 활극을 펼치긴 하나 달콤한 정서가 스크린을 지배한다. 제목의 일부인 '어메이징'을 '로맨틱'으로 바꾸면 영화의 성격을 더 분명히 나타낼 수 있을 듯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3편까지 만들어졌던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외톨이 남자 고등학생 피터(앤드류 가필드)가 유전자 변이 거미에 물려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는 이야기의 기둥은 변치 않았다. 자신을 길러준 삼촌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껴 비밀스레 뒷골목 악당들을 처리하다가 거대한 악과 맞서게 된다는 이야기 줄기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감독도, 주인공 배우들도 다 바뀌었으나 '스파이더맨'의 DNA는 그대로다.

그럼에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기존 시리즈와 다르긴 다르다. 스파이더맨의 표정부터 달라졌다. 얼굴에 그늘이 진 기존 시리즈의 피터(토비 맥과이어)와 달리 새 시리즈의 주인공 얼굴은 좀 더 화사하다. 사랑하는 여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에게조차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는 수줍은 예전 피터와 달리 가필드의 피터는 여자친구 그웬(엠마 스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외롭게 정의를 지키다 고독에 빠져들고 어두운 기운과 함께 해야 하는 이전 스파이더맨과도 다르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그웬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역경을 이겨낸다. 스파이더맨의 아버지가 비밀스런 연구를 수행하던 과학자였고, 악당이 그의 아버지의 실종과 연계된 사건을 알고 있다는 좀 더 복잡해진 내용도 비교될 만한 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유머도 사뭇 다르다. 기존 시리즈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외모나 성격이 눈에 띄게 다른 일란성 쌍둥이 같다.

3D영상도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차별화된다. 특히 스파이더맨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옮겨 다니는 모습을 일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3D의 표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2009년 멜로 '500일의 썸머'로 장편 데뷔한 광고감독 출신 마크 웹이 연출했다. 웹 감독은 피터와 그웬의 풋풋하고 발랄한 사랑에 방점을 찍으며 스파이더맨을 보다 유쾌하고 낭만적으로 묘사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500일의 스파이더맨'이라는 농담이 꽤나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이미 '스파이더맨' 1편에서 다뤄졌던 내용을 되풀이 하는 듯한 이야기 전개에 실망할 관객도 적지 않겠지만 영화는 여러모로 무난하다. 청춘남녀의 달착지근한 감정교환이 가슴을 자극하고 3D영상에 담긴 아찔한 액션이 시신경을 자극한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스크린에 연착륙했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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