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이뤄져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보험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진출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금융의 해외 진출은 국내기업 지원 중심으로 이뤄져 온 탓에 성장은 아직 성장속도나 현지화는 다소 뒤진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루디 스팬(사진) 차티스 아시아ㆍ태평양본부 수석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기대수익을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조직을 구축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티스는 1919년 중국 상하이(上海)에 진출한 AIG로부터 금융위기 이후 분사한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7,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순보유보험료 350억달러를 기록한 글로벌 보험회사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차티스 아태본부는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14개국에 11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스팬 부사장은 “아태지역은 지역마다 시장 성숙도와 문화의 차이가 큰 지역이라 다양한 상품과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차티스가 이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구축을 위한 노력과 함께 다각화된 상품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스팬 부사장은 “아태지역은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신흥시장에 진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진출국의 법률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 ▦나라마다 다른 금융규제 환경의 이해 ▦합작회사 진출 시 파트너에 대한 이해 ▦다양한 판매채널 구축 노력 ▦문화에 대한 이해 등 5가지를 검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아울러 스팬 부사장은 한국 보험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을 타깃으로 한 틈새시장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태지역 전체에서 순보험료(전체 보험료 중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돈)를 기준하면 한국이 가장 큰 나라여서 차티스에게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기업보험은 쉽지 않지만 중소자영업자들에게 필요한 여러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중견기업을 공략하는 마케팅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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