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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아시아 기지로…" 미군의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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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아시아 기지로…" 미군의 U턴

입력
2012.06.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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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했던 아시아 군사기지로 돌아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태국의 우타파오 공군기지, 필리핀의 수비크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 베트남의 깜라인만 해ㆍ공군기지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도 낮은 단계의 군사 교류를 추진하고 있고, 호주와 싱가포르에는 새 기지 및 항구 이용권을 확보한 상태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아시아 복귀 전략의 일환이다.

미 국방부는 1960~70년대 B-52폭격기가 배치됐던 태국 우타파오 기지를 아시아 재난구호의 허브로 삼는 방안을 태국 정부와 논의 중이다. 해군 함정의 항구 접근권 확대, 해상 무역로 및 주변지역 공동정찰 문제도 협의되고 있다. 미국은 이달 초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 방문에 이어 7월에는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을 태국에 보낼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태국은 76년 우타파오 기지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뒤 중국과 수교했다.

베트남은 4일 방문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과 베트남전 때 미군이 해ㆍ공군 기지로 사용한 깜라인만 사용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베트남에 살상용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시켜줄 예정이다. 앤드루 샤피로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차관보도 20일 베트남을 방문, 전에 없이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과 함께 남중국해를 마주하고 있는 필리핀 정부와 수비크만, 클라크 기지 등에 대한 미군 이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수비크만은 베트남전 때 미군 최대 아시아 해군기지로 활용됐으나 92년 필리핀 정부의 연장 거부로 미군이 철수했다. 이들 3국과 군사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사실상 봉쇄된다.

미군은 3국 외에 싱가포르에 배치할 연안함 4척이 순환 기항할 항구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주변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조만간 미국령 괌에 배치할 고고도 무인정찰기 드론이 기착할 아시아 기지를 찾고 있다.

미군이 과거 아시아 기지로 회귀하는 것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WP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의 경우 신중하면서도 대대적으로 미국인들을 환영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중국은 24일에도 영유권 분쟁 중인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해역에 선박들을 진입시켜 필리핀을 자극했다. 미군의 복귀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려는 아시아 국가들의 계산이 맞물린 결과다.

미군이 광범위한 기지를 재점유하기보다 일시적 이용권한을 추구하는 것은 과거와 다른 점이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성조기가 달린 군장을 메고 주변국을 누비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많은 국가들과 동반자가 되어 공동이익을 위한 대응 능력을 배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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