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다음달 초 울산 울주군 굴화장검지구에서 선보일 '문수산 푸르지오' 84㎡ C형엔 특별한 실내 공간이 마련된다. 맞벌이 직장인 주부들이 주방일과 함께 독서와 인터넷 등 여가와 사무까지도 볼 수 있도록 주방 한 켠에 '맘스오피스'(mom's office) 공간을 마련한 것. 또한 주방에는 김치냉장고를 두거나 식료품 창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 6㎡의 펜트리(실내 벽면을 활용해 만든 수납공간)를 배치했다.
2010년 입주한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 휴먼시아' 8단지는 광주광역시에서 후원하는 워킹맘 지원사업인 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 직장 여성이 자녀를 키우면서 사회생활도 병행할 수 있도록 입주자 자녀들의 육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이 아파트에선 주거복지연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맞벌이 부부 자녀들에게 점심을 무상 제공하는 '엄마손밥상'사업도 시행돼 입주민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 '일하는 엄마'(워킹맘)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아파트 선택권이 대부분 가사 경제권을 움켜쥔 주부에게 있는데다, 최근 맞벌이 가구가 전체 가구의 43.6%(통계청 자료)에 달할 정도로 경제력까지 갖추면서 워킹맘이 건설업계의 최우선 고객으로 떠오른 것. 아파트 분양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마다 주택 개발 기획단계부터 설계, 시공, 입주 후 서비스까지 워킹맘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일하는 주부들을 위해 주방의 기능을 다양화한 것. 그간 요리와 가사 기능 위주였던 주방을 업무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맘스오피스 공간으로 설계한 게 대표적이다. 자녀들의 안전을 직접 지켜보면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맘스라운지, 브런치카페 등도 선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문수산 푸르지오 외에 최근 분양에 들어간 '부산 센텀 푸르지오' 아파트 84㎡ B형에도 직장인 주부를 위한 맘스오피스 공간을 설치했다. 한 중견 건설업체가 경남 진주시에 건설 중인 아파트는 단지 안에 여성 전용 문화센터를 조성해 육아ㆍ보육시설은 물론, 여성클리닉센터, 브런치카페, 쿠킹룸 등을 넣기로 했다. 아파트 이름도 여성주부에 초점을 맞춰 '퀸즈(queen's) 웰가'로 지었다.
워킹맘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맡겨놓고 직장에 나갈 수 있도록 단지 안에 다양한 교육 및 보육시설도 마련되고 있다. SK건설이 10월 경기 화성시 반월동에서 선보일 '화성 반월 SK뷰'는 전국 최초로 맞벌이 입주자들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립 어린이집을 세울 계획이다. 인천도시공사가 분양 중인 '인천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에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과 공ㆍ사립 유치원 등이 조성된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맞벌이 주부들이 아파트를 고르는 핵심 청약수요층으로 떠오르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주택 기획단계부터 워킹맘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워킹맘이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주방 설계를 특화하는 한편, 워킹맘을 위한 실내 가구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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