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잡아라!'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지금까지는 큰 수익을 내고 있진 못하지만, 향후 수년 내 기회의 땅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이미 삼성화재, LIG화재, 메리츠화재 등이 현지 합작법인 형태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동부화재도 최근 2014년까지 법인화를 목표로 수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80곳이 넘는 손보사들이 난립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손보사들이 앞다퉈 인도네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건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 때문. 김경석 삼성화재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2~3년 내 성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특히 조만간 정부 차원의 보험업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현우 동부화재 자카르타 주재 사무소장은 "최근 만난 인도네시아 보험감독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손보사 수를 절반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했다"며 "이미 몇몇 보험사들은 우리 쪽과 인수ㆍ합병(M&A) 의향을 타진해 왔다"고 밝혔다.
현재 임의 가입인 자동차보험도 수년 내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도 급팽창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인 자카르타에만 700만대 가량의 자동차가 등록돼 있는데 이중 절반 가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도 보험사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2010년 3,014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작년에 3,469달러로 크게 급증했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금융사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금융시장 성장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는 기준선인 소득 6,000달러까지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심각한 빈부격차로 인한 서민층의 동요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자연재해 등은 불안요소다. 김현우 사무소장은 "부패한 정치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인도네시아 젊은 층의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자연재해와 더불어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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