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시장에서 대리점들이 제품을 특정가격 이하로 팔지 못하게 한 필립스전자에 과징금 15억원이 부과됐다. 이는 정부가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가격 불공정 행위에 대해 내린 첫 제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필립스전자가 산하 대리점들에게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거래되는 소형 가전제품의 최저 판매가격을 미리 정해주고 그 이하로 팔지 못하도록 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5억1,3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소형 가전시장 점유율 1위인 필립스전자는 최근 급성장하는 오픈마켓 시장의 치열한 가격경쟁이 오프라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2010년 8월 오픈마켓 가격경쟁을 제한하기 위해 ‘온라인 TF’를 구성했다. 온라인 TF는 49차례 회의를 통해 오픈마켓 시장의 할인판매 통제방안과 오프라인시장, 인터넷 종합쇼핑몰, 오픈마켓 등 유통채널 간 가격경쟁 차단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필립스전자는 ‘필립스전자가 판매하는 소형 가전제품은 오픈마켓에서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50% 이상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가격 정책을 수립했다. 필립스전자는 이를 위반할 경우 출고정지와 공급가격 인상 등 불이익을 준다는 점을 각 대리점에 통보했으며, 실제 위반 대리점에 불이익을 줬다.
필립스전자는 또 지난해 3월 온라인 TF 16차 회의에서 음파전동칫솔 등 4개 제품의 오픈마켓 판매금지를 결정했고, 그 해 7월에는 에어프라이어(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튀김요리를 만드는 ‘공기 튀김기’ 제품)를 금지대상 품목에 추가했다. 필립스전자는 저가 판매 제품의 유통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제품 포장박스에 대리점별 구별이 가능한 ‘마킹’을 표시한 뒤 직원들에게 저가 제품을 구매토록 해 해당 대리점을 파악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공정위 노상섭 시장감시총괄과장은 “ 온라인시장 할인판매를 통제해 유통채널 간 가격 경쟁을 막음으로써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며 “FTA 발효 후에도 관세 인하분이 반영되지 않는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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