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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대학 스포츠가 살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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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대학 스포츠가 살아나야 한다

입력
2012.06.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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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배구, 농구, 골프, 야구 등 프로경기가 활성화되고 우수한 국내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면서 국민의 관심이 프로경기에 집중됐다. 경기내용에 대해서도 기대수준이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늘이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 운동경기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하락하고 있으며, 급기야 이제는 학교 구성원과 동문들도 별로 관심이 없어졌다.

교육부와 대학들의 노력으로 선수들의 학업병행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전면적으로 시행되진 않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전문가들이 모여 대학체육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고, 이의 연장선에서 2009년 문화부의 지원으로 한국대학스포츠 총장협의회가 탄생했다. 협의회는 대학스포츠의 정상화와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축구, 농구, 배구 종목에 한해 각 협회가 주관하던 각종 운동시합을 취소하고 대학간 리그제를 도입하면서 대학체육의 활성화에 불을 당기는 중이다.

작년부터 불거진 프로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대학에 대한 감사원과 교육부감사로 금전 스카우트와 입시부정이 재조명되면서 총장협의회는 대학들의 자구적인 개선을 권유하고 모든 회원 대학들의 서명을 받았다. 앞으로 입시에 대한 비리는 상당히 감소하리라 예측한다. 그동안 협의회는 대학스포츠 정상화와 활성화 즉, 대학스포츠 선진화를 위해 리그제 도입, 스포츠 시설 지원, 홈페이지와 인터넷방송 운영, 소식지 발간, 선진국의 대학스포츠 운영규정 연구 등을 수행했다. 앞으로 승부조작은 물론 입시와 편입학에 대한 강제조항을 포함해 국내 실정에 맞는 대학스포츠 운영규정을 제정할 예정이다.

정부와 언론이 시행하는 여러 형태의 대학평가로 인해 대학교육과 연구증진에 커다란 발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립대로서는 대학의 극심한 서열 경쟁과 학령인구 감소, 글로벌 경제위기, 반값등록금 문제로 인한 대학의 존폐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국민의 관심이 떠난 대학운동부에 대한 투자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실제로 대학들의 운동부 축소가 진행 중이며 엘리트체육은 국립 체육고와 국립 체육대가 대부분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 사립대 중심의 대학스포츠 선진화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대학입시 면에서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명문고로 자리잡고 있고 일반고는 점차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따라서 고교의 운동부 운영도 대학만큼 어려운 위치에 있다. 10여년간 가산을 털어 자식들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위해 투자한 부모들은 대학의 수업병행과 체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군대에 가야 하는 징병제도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여러 해, 시간과 모든 재산을 투입해 키운 국내 최고의 선수의 부모 입장에선 약간의 보상심리가 작용할 것인데 금전 스카우트 금지가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선수와 고교 운동부, 대학과 정부의 입장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금전 스카우트, 끼워 넣기, 코치와 감독의 금품 수수, 병역비리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총장협의회 행보의 어려운 점도 여기에 있다. 협의회는 당연히 정부와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 대학과 선수를 선도하고 교육하며 위반한 사항에 대해선 제재를 가하거나 제재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 대학스포츠와 학교체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대학과 학교 운동부에 정부와 관련 협회의 추가적인 지원과 기업의 지원이 절실하다. 예체능 계열에 대한 입시제도와 병역제도에 대한 연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학교체육과 별도로 이뤄졌던 개인종목을 학교체육에 포함시켜 지원하는 것도 방편이 될 수 있겠다.

동아리 수준의 체육활동을 포함해 학교체육 진흥을 위한 정부 차원의 법 제정과 교육계의 실행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관련 기관마다 입장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좀처럼 수렴된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총장협의회가 체육인들의 고민을 일부분이라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선 대학과 체육인, 관련 기관과 기업이 서로 협조를 해야 한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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