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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루고 대통령 탄핵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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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루고 대통령 탄핵 위기

입력
2012.06.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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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 농장을 점거하고 있던 소작농과 이들을 몰아내려는 경찰의 충돌로 15일 17명이 숨지고 90명이 다친 사건의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탄핵 추진이 단순히 한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61년 만에 이룬 정권 교체로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된 루고 대통령을 야당세력이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야당인 콜로라도당이 주도하는 파라과이 하원은 21일(현지시간) 찬성 76표, 반대 1표로 탄핵재판 성사여부 안건을 가결했다. 하원과 마찬가지로 야당이 주도하는 상원 역시 찬성 40표, 반대 5표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루고 대통령은 표결 직후 TV 연설에서 탄핵 재판을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자진 사퇴는 없다고 못박았다.

루고 대통령은 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의 집권 기간(1954~1989년)을 포함해 61년간 여당으로 군림해온 콜로라도당이 자신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려는 수작으로 탄핵카드를 꺼냈다고 주장했다. 탄핵의 발단이 된 사건도 독재정권 당시 정부가 대규모 농장주와 농업 부호들에게 토지를 편법 증여해, 소작농 등으로 전락한 농민들이 불만을 참지 못해 결국 자신들의 토지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벌인 일이다.

파라과이의 이웃 국가들도 루고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브라질 등 남미 12개국이 참여하는 남미국가연합은 각국의 외교장관을 파라과이로 파견, 루고 대통령에 대한 의회 탄핵 추진 과정의 정당성을 평가하기로 결정했다.

루고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가톨릭 사제 시절 낳은 자식을 숨긴 사실이 두 차례나 발각돼 도덕성에 금이 가기도 했으나 '빈자의 아버지'라는 이미지로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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