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28ㆍ마이애미 히트)가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농구(NBA) 왕좌에 올랐다. 정규리그 MVP에 이어 챔피언 트로피와 플레이오프 MVP까지 싹쓸이하며 '킹 제임스'라는 별명에 걸맞은 완벽한 시즌을 화룡점정했다.
마이애미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1~12 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 홈 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121-106으로 완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4차전 4쿼터에서 허벅지 부상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3점 슛을 작렬하며 승리를 이끌었던 제임스는 5차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44분간 코트에 나선 그는 26점에 11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킹 제임스'의 시대가 왔음을 선포했다.
2003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데뷔할 때부터 제임스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203㎝ 113㎏의 당당한 체구에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 폭발적인 덩크와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재능으로 'NBA의 미래'로 주목 받았다.
2003~04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정규리그 MVP를 세 차례 받았고 2007~08 시즌에는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제임스는'진정한 최고'로 인정 받지 못했다.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5~06 시즌부터 2009~10 시즌까지 다섯 차례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섰지만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결국 2010년 여름 클리블랜드에서 마이애미로 둥지를 옮기는 결단을 내렸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에 제임스까지 가세한 마이애미는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제임스에게는'비겁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우승을 위해 자신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프랜차이즈와 팬을 등졌을 뿐 아니라 이적하며 클리블랜드를 비아냥거리는 언행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축구 팬들의 표현을 빌자면 '폐륜'인 셈이다.
제임스는 우승을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 마이애미를 선택했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고배를 들며 '새가슴'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제임스는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경기당 평균 17.8점에 그쳤고 특히 4쿼터에서 평균 4점에 머물며 부진했다.
마이애미는 2011~12 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도 오클라호마시티에 94-105로 역전패했다. 화살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 7점에 그친 제임스에 쏠렸다. 그러나 이후 그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슛을 놓치는 법이 없었다. 특히 20일 열린 4차전에서는 4쿼터 중반 허벅지 부상을 입고 절뚝거리면서도 결정적인 3점 슛을 성공시키는 투혼을 선보였다.
제임스는 부상으로 5차전 출전이 불투명해보였지만 1쿼터에 호쾌한 덩크로 마이애미의 첫 득점을 올리며 건재를 확인시켰고 '트리플 더블'맹활약으로 완벽했던 한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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