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는 올해도 새로운 강자를 원했다. 2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벌어진 제 17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2회전(16강전)에서 최철한, 강동윤, 나현, 이영구, 원성진 등 한국 선수 다섯 명이 8강에 진출했다.
최철한과 강동윤, 나현은 각각 구리, 펑리야오, 장웨이지에를 이겼고 이영구는 대만 대표 샤오정하오를 물리쳤다. 원성진은 최기훈과의 형제 대결에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특히 열일곱 살 신예 나현은 전기 우승자 장웨이지에의 대마를 잡고 완승을 거둬 차세대 선두 주자감이라는 바둑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픔도 있었다. 그동안 LG배를 네 번이나 품에 안았던 역대 최다 우승자 이창호가 중국 랭킹 27위 리캉에게 졌고 이세돌이 스위에, 박정환은 리엔샤오에게 무릎을 꿇었다. 특히 최근 한국 랭킹 1위로 올라선 박정환이 중국의 무명기사 롄샤오에게 패한 건 충격이다. 이 대회 직전까지 계속된 박정환의 연승 행진이 18연승으로 끝났고 90%대 승률도 87.8%(36승5패)로 내려갔다.
이로써 이번 LG배 8강전은 한국 선수 다섯 명과 중국 선수 세 명의 대결 구도가 됐다. 그런 대로 괜찮은 성적이다. 올 들어 각종 세계 대회서 잇달아 중국에 당했던 참패를 어느 정도 만회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8강 진출자 모두 지금까지 LG배서 한 번도 우승 경험이 없는 새 얼굴이다. 이창호 이세돌 구리 콩지에 파오원야오 장웨이지에 등 역대 우승자들이 본선 1, 2회전을 거치면서 줄줄이 탈락했다. 한국과 중국의 랭킹 1위 박정환과 탄샤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금까지 16회 동안 단 한 차례도 연속 우승자를 허락지 않았던 전통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대진 추첨 결과 11월 5일로 예정된 8강전에서는 최철한 - 롄샤오, 강동윤 - 리캉, 나현 - 스위에, 원성진 - 이영구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의 우승 전망은 밝다.
우선 수적으로 중국에 앞서며 세계 대회 경험이나 그동안의 상대 전적에서도 유리하다. 중국 선수 세 명 모두 세계 대회 첫 8강 진출인데 반해 한국은 최철한 원성진이 현재 세계 타이틀 보유자고 나현은 지난해 삼성화재배서 4강에 올랐다. 상대전적에서는 강동윤이 1승, 이영구가 6승5패로 앞서 있고 최철한은 2승2패, 나현은 첫 대결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